시민영웅 찾기 6개월 대장정…민주주의 열망 모았다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 ‘시민영웅 찾기 프로젝트’
내란 막은 750여명 시민영웅과 1700여개 단체 발굴
시민영웅 홈페이지·유튜브 채널 인터뷰 영상도 공개
2025-07-22 15:04:03 2025-07-22 15:07:4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12·3 내란을 막아낸 시민영웅’ 기념식이 22일 서울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이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광장에 나선 시민들의 발자취를 기록한 지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불법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씨는 탄핵됐고, 지난달 치러진 21대 대선에선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광장을 지킨 '시민영웅'들이 민주주의를 지킨 최후의 보루로서 역할을 해낸 결과입니다.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은 광장에서 윤석열씨 탄핵 촉구 집회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시민영웅 1000명 찾기’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불법 계엄을 막고 윤씨 탄핵을 요구하는 광장의 목소리를 기록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로 남기자는 취지였습니다. 직접 광장에 나와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데 모범을 보인 시민영웅들을 선정하고 이들을 응원하려는 의도도 담았습니다.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은 먼저 시민영웅 찾기 홈페이지(시민영웅.kr)를 오픈했습니다. 시민들 스스로가 계엄 당일부터 탄핵 정국까지 활약한 시민영웅을 추천·제보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겁니다. 이후 김창현 K평화연구원장을 주축으로 김의철 전 KBS 사장과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등으로 시민영웅 선정 심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시민영웅 선정 과정에 돌입했습니다. 
 
시민들이 <뉴스토마토>에 비상계엄 당일과 집회 현장을 제보한 사진들. (사진=뉴스토마토)
 
그 결과 지난 6개월 동안 750여명에 이르는 시민영웅과 1700곳이 넘는 시민단체들을 찾았습니다. 시민들은 계엄 선포 이후 여의도 국회와 헌법재판소, 한남동 대통령 관저 등에서, 또 농민 집회가 진행됐던 남태령을 비롯해 전국 각 지역의 광장에서 윤석열씨 탄핵을 촉구하고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요구했습니다. 
 
시민영웅을 선정하는 과정은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시민들은 모두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가졌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박몽선씨는 대장암 투병 중인 아내와 함께 광화문 집회를 찾았습니다. 국회 앞 집회에 참여하고 싶었던 주부 권순영씨는 영유아 전용 키즈버스를 직접 마련해서 기어이 집회에 나왔습니다. 
 
평범한 20대 청년 송예은씨는 우연한 계기로 남태령 집회에 참여하면서 ‘말벌시민’이 됐습니다. 말벌시민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집회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시민들을 말합니다. 송씨는 말벌시민으로 활동하면서 연대의 힘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수어통역사로 활동하는 김홍남·정지은·이수연씨는 탄핵 국면에서 진행된 집회 무대에 올라 농인들도 불편 없이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윤석열씨 탄핵 집회에선 K-팝이 흘러나왔고 응원봉이 등장하는 등 기존 집회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사회운동가 박민주씨는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에서 집회 사회를 맡으며 새로운 집회 문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잘 알려진 K-팝을 통해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집회 현장을 축제의 마당이 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겁니다. 
 
청년 농업인 김후주씨가 지난 3월25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 인근 집회 현장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해외 동포들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와 시애틀의 민주동포 모임은 국내에서 벌어진 윤씨 탄핵 집회에 푸드트럭을 보내 후원했고, 신문에 탄핵 촉구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몸은 멀리 있어서 탄핵 집회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고국에서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탰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12·3 계엄에서 시작해서 4월4일 헌재가 윤석열씨 탄핵을 결정하기까지 5개월 동안 집회는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열렸습니다.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여한 시민영웅들은 지역에도 많았습니다. K평화연구원은 윤석열퇴진울산운동본부와 부산시민대회 등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들을 통해 자원봉사자와 활동가 등 시민영웅들을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김유찬·김혜령·김효증·최강민·한겨레씨 등이 활동한 ‘다시만난청년’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다시만난청년은 계엄 선포 이튿날부터 매주 열린 울산탄핵시민대회에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하며 결성된 단체였습니다. 
 
그 밖에도 전국의 광장을 지킨 시민영웅과 단체들은 많습니다. 시민영웅 선정 과정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K평화연구원은 그동안 시민영웅들을 만나 기록한 그들의 인터뷰 영상을 시민영웅 홈페이지와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는 다큐멘터리 제작 등의 작업을 통해 시민영웅들의 발자취를 계속 기록할 계획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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