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소비 촉진 정책을 두고 가전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실질적인 매출 확대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업체들은 형평성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정부는 이달 4일부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구매 금액의 10%, 최대 30만원까지 환급해주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전제품 구입 시 사용할 수 있는 '민생회복 소비쿠폰'까지 더해지면서, 중견·중기 가전업체들 사이에선 소비 촉진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선 보일러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귀뚜라미는 창문형 에어컨이 1등급 제품으로 환급 대상에 포함돼 관련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가정용 보일러, 에어컨, 온수기 등 생활 필수 난방기기 구매 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무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가 1등급 제품임에도 환급 대상에서 제외돼 아쉽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경동나비엔(009450)은 으뜸효율 환급사업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대리점에 따라 전 품목에 적용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해 대리점별로 적용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견 가전업체들 역시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쿠쿠(
쿠쿠홀딩스(192400)·
쿠쿠홈시스(284740))는 이번 환급사업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힙니다. 창문형 에어컨, 제습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전기밥솥 등 다양한 제품군이 환급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쿠쿠 관계자는 "저당밥솥부터 대용량 밥솥까지 대부분의 라인업이 환급 대상"이라며 "일부 오프라인 쿠쿠스토어에서는 민생 소비쿠폰 사용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쿠첸은 최근 '고효율 가전 환급 10%'라는 카테고리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사진=쿠첸 홈페이지)
쿠첸도 네이버 스토어의 공식 판매 채널에 '10% 환급 가전' 카테고리를 개설하고, 1등급 전기밥솥을 중심으로 판매를 운영 중입니다.
신일전자(002700)는 "1등급 제습기가 환급 대상 제품으로 이마트, 쿠팡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별도의 유통 채널 프로모션 없이도 정부 정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위닉스(044340)는 자사 온라인몰 기준 총 28개 모델이 1등급 제품에 해당하며, 제습기와 창문형 에어컨 등 여름철 계절가전이 다수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소형가전 전문업체들은 이번 정책에서 소외됐다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음식물처리기 전문 업체 스마트카라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기준이 없어 환급사업 대상에서 제외됐고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 소비쿠폰도 적용받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착즙기 제조업체 휴롬 역시 "환급 대상 품목에 해당하는 제품이 없어 참여가 어렵고 소비쿠폰도 적용 가능한 대리점이 없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받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미닉스도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자랜드, 하이마트 등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해 있지만 소비쿠폰이 적용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두 가지 정부 사업 모두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 가전업체들은 보다 포괄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소형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환급 대상 품목이 11개로 한정돼 있어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대되길 바란다”며 “소비자 수요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환급사업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향후 참여 대상과 품목 확대 여부에 따라 가전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카라의 블레이드X AI. (사진=스마트카라)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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