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첫 '하투'…넥슨그룹 3분기 시험대
'던파' IP 담당 핵심 계열사
노조, 8월8일까지 전면파업
노조 "비조합 직책자가 불이익 암시"
사측 "애로 사항 청취, 당연한 의무"
3분기 첫 달 파업 대책엔 무응답
2025-07-11 16:15:00 2025-07-11 17:15:0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사 첫 파업에 돌입한 넥슨 산하 네오플 노조가 장기 투쟁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네오플은 넥슨 그룹 대표 IP(지식재산권)인 '던전앤파이터' 개발·서비스를 맡고 있어, 사측의 3분기 운영 부담이 커졌습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는 11일 판교 넥슨 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성실 교섭을 촉구했습니다. 
 
조정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넥슨지회 네오플분회장이 11일 넥슨 코리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던파' 개발 부담 가중
 
조정우 네오플 분회장은 "네오플 사측은 대화의 테이블조차 열지 않고 있고, 넥슨은 책임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며 "그 결과가 이 전면파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네오플 노조는 성과급 정상화와 노동 강도 완화 등을 주장하며 이달 7일 전면파업을 시작했습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은 다음 달 8일까지입니다. 
 
노조는 사측에 인센티브제인 'GI(신규 개발 성과급)' 개선과 초과이익분배금(PS) 4%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요구한 PS 규모는 2024년 영업이익 9842억원의 4%로, 약 393억원에 달합니다. 
 
사측은 PS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네오플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성과급을 충분히 줬다고 반박하며 평행선을 걷고 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파업 발표 직후 전임자 10일치 급여를 삭감하고 쟁의 기간 전체 급여도 줄이기로 했고 △비조합 직책자가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암시하고 있고 △쟁의 중인 조합원 자택을 방문해 출근을 종용하는데도 회사가 방관하고 있으며 △쟁의 기간 업무 외주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노동 강도 역시 파업 배경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분회장은 "조직에 따라 새벽 3~5시 출근하는 곳이 있고, 하루 1시간 야근이 아니라, 정해진 날 거의 밤샘 작업하는 게 습관화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파업은 게임사 첫 사례인 데다 업계 1위 게임사 그룹인 넥슨에서 벌어져 상징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네오플 쟁의 결과에 따라 게임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넥슨 그룹에서 네오플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던전앤파이터' 관련 게임만 여덟 개를 발매·서비스 중이고, 같은 IP 활용작 '프로젝트 오버킬'도 개발 중입니다. 
 
던파 PC판은 2025년 1분기 '중천' 업데이트로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결제 이용자(PU)가 급증해, 매출이 전년 동기의 두 배로 늘었습니다. 중국 PC판도 전망치 최상단 성과를 냈습니다. 노조는 네오플이 지난 7년간 넥슨 그룹 전체 매출의 32%, 영업이익의 약 80%를 책임졌다고 주장합니다. 
 
던파 IP 게임을 개발·운영할 인력 상당수가 노조원인 점도 사측의 부담을 키웁니다. 네오플 노조에 따르면, 총 사원 약 1500명 중 조합원 규모는 1133명(약 79%)에 달합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와 넥슨지회 네오플분회 관계자들이 넥슨 그룹의 교섭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사측은 '합법 대응' 주장
 
사측은 조정 결렬 후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노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네오플은 "'PS 제도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어떤 안건도 합의할 수 없다는 조합의 입장 앞에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받아쳤습니다. 
 
파업 발표 후 전임자 10일치 급여를 삭감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관계 법령 및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의하면, 근로시간 면제자의 면제 대상은 '건전한 노사 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 업무'"라며 "노조가 쟁의행위 지침을 공지하며 본격 쟁의에 나선 상황은 이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맞섰습니다. 
 
사측이 조합원과 장기간 면담해 쟁의에 개입했다는 주장에는 "애로 사항 청취 및 부당노동행위 방지를 위한 당부"라고 반박했습니다. 
 
파업으로 멈춘 업무를 텐센트 등 외부 인력으로 외주화하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텐센트의 개발 지원 관련 내용은 사전 계약에 따른 업무 진행으로 파업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네오플 관계자는 "교섭 과정에서 제시했던 목표 달성형 스팟 보너스와 관련해서도 조합 측에서 보완 의견을 전달 주신다면 대화를 나눠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면 파업에 따른 3분기 운영 전략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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