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운동, 성격에 맞게 해야 오래간다
운동 지속의 열쇠는 개인 성격에 기반한 맞춤형 프로그램
2025-07-11 09:13:33 2025-07-11 13:57:22
외향적인 사람들은 격렬한 팀 스포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사진=GettyImages)
 
[뉴스토마토 서경주 객원기자] 우리는 대부분 '운동을 시작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그 다짐이 꾸준한 습관으로 이어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개정한 ‘신체 활동 및 좌식 행동 지침’에서 18~64세 성인들에게 주당 최소 150분의 중등도 유산소운동 또는 75분의 격렬한 운동, 2회 이상의 근력 강화 운동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기준 WHO의 권장 운동량을 충족한 성인 비중은 17%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스포츠운동보건연구소(Institute of Sport, Exercise and Health)와 인지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연구는 이 질문에 하나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바로 개인의 성격 유형에 따라 ‘더 잘 맞는 운동 방식’을 택하는 것입니다. 해당 연구는 심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심리학의 최전선(Frontiers in Psychology)>에 7월8일 실렸습니다. 
 
성격에 따라 선호하는 운동 달라
 
연구진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성인 132명을 모집해 기본적인 체력 테스트를 시행한 뒤, 참가자들을 8주간 자전거 타기와 근력운동을 수행한 실험군과 평소 생활을 유지한 대조군으로 나누었습니다. 이들에게 연구 전후로 각각의 운동에 대한 즐거움 정도를 평가하도록 했으며, 스트레스 수준을 1~10으로 측정하고 운동 및 스포츠 심리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성격 평가 도구인 ‘빅 파이브 모델(외향성, 신경증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에 따른 성격 유형도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선호하는 운동의 방식이 성격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사람들은 빠르게 달리기 같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이나 격렬한 팀 스포츠를 즐기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반대로 불안이나 걱정이 많은 신경성이 높은 사람들은 프로그램 참여에는 잘 응했지만, 장시간 지속되는 운동보다는 짧고 강한 활동을 선호했습니다. 이들은 심박수를 측정하지 않는 등 외부로부터 모니터링 받는 것을 꺼리는 성향을 나타냈으며, 독립성과 사생활이 보장되는 운동 환경을 선호했습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전반적인 체력이 고르게 우수했습니다. 유산소 능력과 코어 근력이 모두 뛰어나고, 평소에도 신체 활동이 많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운동을 즐기기보다 건강 유지라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정해진 운동 프로그램을 따랐습니다. 개방성 점수가 높은 이들은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운동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신경증적 사람들에게 스트레스 완화 효과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스트레스 완화’ 효과였습니다. 운동 전에는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스트레스 수준이 비슷했으나, 8주 후에는 신경증 경향이 높은 참가자들에게서만 스트레스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런던대학 인지신경과학연구소의 폴 버지스(Paul Burgess) 교수는 “신경증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스트레스가 특히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이들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감소 측면에서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운동은 단지 육체적 건강을 위한 수단에 그치지 않습니다. 심리적 안정, 정서 조절, 자아 성찰 등으로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억지로 운동을 이어가기보다는 먼저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플라미니아 론카(Flaminia Ronca) 박사는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격 특성과 참가자들이 가장 즐긴 운동 유형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개인별로 신체 활동 권장안을 맞춤 설계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더 활동적으로 운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격과 운동 유형 간의 상관관계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하나의 운동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운동을 즐기기보다 건강 유지라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정해진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사진=GettyImages)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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