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은 김건희…금융권 수사도 불가피

10일 이일준·조성욱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 소환김건희 연결고리, 이종호과의 관계 등 집중 추궁"1년 넘게 늦장 심리·조사 금융당국도 조사해야"13일엔 삼부토건 부회장, 웰바이오텍 대표 소환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김건희특검이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금융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도 불가피해졌습니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상태인데,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봐주기는 없었는지, 금융권에 대한 외압은 없었는지까지 등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역대 정권 실세들마다 금융권 인사에 개입했다는 점을 들어 김씨의 인사개입 가능성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김건희특검은 10일 오전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회장을 소환했습니다. 13일에는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 웰바이오텍 대표 등을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입니다. 웰바이오텍은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한 회사입니다. 특검은 9일 정창래·오일록 전·현직 삼부토건 대표를 소환한 걸 시작으로 수일째 삼부토건에 집중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이일준 회장과 조성욱 전 회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피의자입니다. 조 전 회장은 2021년 9월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2023년 2월까지 삼부토건 최대주주였던 휴스토리의 실소유주였고 이후에도 사실상 삼부토건을 지배하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일준 회장은 2023년 자신이 실소유한 화장품업체 '디와이디(DYD)'를 통해 삼부토건의 지분을 인수, 같은해 5월 열린 폴란드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사실을 홍보한 인물입니다. 이에 2023년 5~7월 삼부토건 주가가 1000원대에서 5500원까지 올랐습니다. 

 

특검은 삼부토건 최대지분이 조 회장에서 이 회장으로 넘어간 배경,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논의된 과정,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관계 등을 두 회장에게 집중 추궁할 예정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당시 김건희씨의 계좌를 이용한 이종호씨는 해당 사건에서도 김건희씨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이종호씨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건 2024년 5월입니다. 그는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 피의자 임성근 전 사단장이 포함돼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2023년 5월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해당 메시지가 있은 지 이틀 후 윤석열 부부는 우크라이나 영부인을 만났고, 삼부토건의 주가는 급등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 부정거래를 감독, 감시해야 할 한국거래소와 금감원은 늦장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주가급등이 발생한 것은 2023년 5~7월이지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심리에 착수한 건 지난해 9월입니다. 금감원은 직후 조사를 시작, 불법 비상계엄으로 윤석열씨가 파면된 뒤인 올해 4월23일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융당국이 김건희씨와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알면서도 묵인, 조사를 지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0일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대한 수사를 금융당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지난 9일 특검에 제출한 건 이런 맥락입니다.

 

특검 관계자는 "제출되는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으로 수사 확대 가능성은) 아직 정리해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장식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감원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조사인력을 최대로 배치했다고 국회에 답변했지만, 실제 조사인력은 2명에 불과했고 윤씨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올해 4월이 돼서야 5명까지 늘렸다"며 "금융위원회의 경우 사건이 크면 강제수사를 할 수 있지만, 1년여간 어떤 강제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씨가 시중은행 등 금융권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어 시중은행으로도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강예슬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