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샤넬백'…김건희 특검, 통일교 '수사무마 의혹' 정조준
특검, 8일 경찰청 국수본, 춘천경찰서 압수수색
통일교 수사무마 과정서 '윤핵관 연루' 의혹제기
통일교 로비, 김건희 연루까지 이어질지 관건 될듯
2025-07-09 18:15:31 2025-07-09 18:23:58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김건희특검팀의 수사가 '샤넬백' 대신 '통일교 수사무마 의혹'을 겨냥할 모양새입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김건희씨 측에 전달했다는 '샤넬백' 행방이 오리무중이기 때문입니다. 자칫 샤넬백에만 집중했다간 수사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수사무마 의혹은 경찰이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해 줬다는 내용입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통일교의 로비가 있었는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김건희씨 등이 연루됐는지 연결고리를 밝히는 데 집중할 걸로 보입니다.  
 
특검은 지난 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춘천경찰서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춘천경찰서는 2022년 6월 한학자 총재를 포함한 통일교 간부가 2008~201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원정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 인지수사를 했지만 진척 없이 수사를 끝냈던 곳입니다. 이에 특검이 국수본과 춘천경찰서를 뒤진 건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무마 사건을 수사해 윤석열씨 부부와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특검은 최근 샤넬백 수사를 위해 전성배씨와 통일교의 관계를 살피다가 수사무마 의혹을 포착했습니다. 우선 전씨를 통해 김건희씨 측에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전달하려 한 윤모 전 통일교 본부장은 지난 2022년 다른 통일교 핵심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직'이 (원정도박 사건을) 외국환관리법이라고 이야기했다. 압수수색이 올 수도 있으니 대비하라고 했다"고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근데 여기 등장하는 최고위직은 윤핵관으로 추정됩니다. 이듬해 다른 통화에서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원정도박 사건을 경찰이 인지수사한 사실을 알려주고 대비를 하라고 한 사람이 윤핵관이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2021년 8월24일 문선명 총재 천주성화 9주년 기념식이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한학자 총재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특검이 통일교 수사무마 의혹을 살피려는 건 샤넬백 행방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수사를 통해 김건희씨 의혹에 관한 활로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검이 출범하기 전 서울남부지검은 통일교가 전성배씨를 통해 청탁한 것으로 알려진 샤넬백, 그라프 목걸이를 찾으려고 김씨가 거주하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포함해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이삿짐센터까지 압수수색했습니다. 하지만 물증을 찾지 못했습니다. 
 
또 사건의 핵심 피의자 전씨와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수차례 소환조사 했지만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씨는 지난 5월 검찰조사에서 "목걸이·명품백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건희씨 측도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물증이 확보되지 않은 겁니다. 같은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하려면 새로운 정황이 발견돼야 가능해 물증을 찾기 위한 추가적인 강제수사가 가능할지도 미지수입니다. 
 
건진법사로 불리는 전성배씨가 지난 6월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가뜩이나 김건희특검의 수사대상은 3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가운데 가장 수사대상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 수사의 성과는 없습니다. 윤씨를 두 차례 소환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내란특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소환하고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키로 한 채상병 특검과는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김건희특검으로서도 고충이 큰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금품을 찾지 못하면 청탁금지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며 "당사자인 전성배씨와 김건희씨가 모두 금품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진술이 확보되지 않는 한 특검이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결국 특검이 통일교 수사무마 의혹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과 전망했습니다. 
 
천윤석 변호사(종합법률사무소 이정)는 "고가의 목걸이를 대가 없이 주는 경우는 없으니, 샤넬백 교환 정황 등 간접적인 물증이 있으면 직무관련성 또는 대가성을 인정해 뇌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검은 혐의 인정을 위해 최대한 변수를 줄여나가고 싶을 것이기 때문에 통일교 수사무마 사건을 통해 윤핵관과 윤석열 부부 연루 가능성을 수사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경찰 출신인 박성배 변호사는 "전성배씨와 관계를 맺은 이들로 윤핵관이 언급되는데,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는 김건희씨에게 혐의를 묻기에 다소 난점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전격적으로 진술을 해주는 사람이 나타나고 그의 진술을 토대로 관련 정황과 증거를 찾아가다보면 김건희씨와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