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3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이 지명된 지 일주일 만에 사실상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둘러싼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검 수사에 속도가 붙은 겁니다. 내란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검은 18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김건희 특검은 4명의 특검보를 임명, 가장 빨리 수사 진용을 갖췄습니다. 채상병 특검도 이번주 중 특검보 임명을 완료할 걸로 보입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내란 특검에 조은석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 이명현 전 합동참모본부 법부실장을 지명했습니다. 특검 지명에 앞서 여러 하마평이 나왔지만, 이번 특검에서 다루는 사건은 사안이 사안인 만큼 과거 대형 사건을 다뤄본 경험이 있고 큰 조직을 이끌어본 이력이 있는 인물들을 지명한 걸로 보입니다.
이재명정부 1호 법률인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이 시행되면서 3개 특별검사팀이 동시에 닻을 올렸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검도 임명 이튿날인 13일 곧바로 포부를 밝히며 본격적인 특검팀 구성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특검은 내란 수괴 윤석열씨의 내란·외환 혐의를 정조준, 12·3 불법 비상계엄의 전모를 밝히게 됩니다. 내란 특검팀 수장인 조은석 특검은 지명 이튿날인 13일 검찰 비상계엄특수본부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을 잇따라 방문해 수사 상황을 공유받고, 인력 파견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특히 서울동부지검에 임시 사무실을 차리더니 18일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전격 기소했습니다. 내란 사건 핵심 피의자인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 만료를 일주일 앞두고 빠르게 선수를 친 겁니다.
이에 대해 조 특검은 19일 "향후 법원에 신속한 (사건) 병합과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이 특검의 영장 청구를 받아들이면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은 연장됩니다.
내란 특검의 수사 진용도 빠르게 갖춰지는 모양새입니다. 8명의 특검보 후보자 추천은 마쳤고, 검사 42명 추가파견과 수사관 31명 파견도 요청한 상태입니다.
검건희 특검은 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을 중점 수사하게 됩니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 범위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등 주가조작 의혹, 명품 백 수수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16가지나 됩니다. 3특검 중 수사 대상이 가장 방대합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영역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특검을 통해 밝혀질 사실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임명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변호사를 김건희 특검의 특검보로 임명했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을 이끌 민중기 특검은 본격 수사에 앞서 분주하게 관련 수사기관을 찾아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8일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서울남부지검과 금융감독원을 찾은 데 이어 19일엔 법무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경기남부경찰청을 찾아 수사 협조를 구했습니다.
윤석열씨가 지난 4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도 파견된 조만간 진용을 꾸릴 걸로 보입니다. 민 특검은 금융·선거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들의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문혁(사법연수원 36기)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을 비롯해 채희만(35기) 대검찰청 반부패2과장, 송봉준(36기)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 인훈(37기) 울산지검 형사5부장, 정선제(37기)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장 등이 거론됩니다.
채상병 특검은 수사 외압 의혹을 살피게 됩니다. 해당 의혹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숨진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입니다. 특히,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 여부가 핵심이 될 걸로 보입니다.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은 서초동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습니다.
이 특검은 19일 서초동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특검보 후보 8명 추천을 마쳤다"며 "후보 명단에 판사, 검사, 군법무관을 어느 정도 포함해 인사 검증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을 두도록 돼 있습니다.
내란 특검과 채상병 특검의 특검보는 추천일로부터 각 5일, 3일 내에 임명해야 합니다. 오는 20~21일 중 두 특검의 특검보 임명이 완료될 걸로 전망됩니다.
3특검 모두 수사 원칙에 따른 객관적 수사와 조속한 수사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조 특검은 임명 직후 입장문을 내고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민 특검은 "(김건희 사건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은 만큼 객관적으로 사건을 접근하겠다"며 "(김씨의 대면조사가) 어느 시기일지는 모르지만 이루어지리라고, 조사가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 특검은 임명 직후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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