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 형사재판 6차 공판기일이 9일 열렸습니다. 이재명정부로의 정권 교체 이후 열린 윤씨 첫 재판입니다. 윤씨는 대선 결과와 내란죄·명태균 특검에 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은 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6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윤씨의 내란 수괴 등 혐의 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윤씨는 법정에 출석하기 전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취재진이 “대선 결과를 어떻게 봤느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했던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등을 질문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윤씨는 지난달 12일 형사재판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처음 포토라인에 선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달라진 건 넥타이 색입니다. 대선 기간 내내 빨간 넥타이를 하다가 이날은 분홍색 패턴이 있는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현 전 육군특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에 대한 윤씨 측 반대신문이 이뤄졌습니다. 이 전 여단장은 12·3 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지시를 받고, 국회를 에워싼 계엄군을 지휘한 인물입니다.
앞서 이 전 여단장은 지난달 26일 윤씨의 형사재판 5차 공판기일 때 검찰 주신문 과정에서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유리창을 깨서라도 국회 안으로 들어가라”, “대통령님이 도끼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법정에선 이 전 여단장이 소속 부대 2특전대대장에게 ‘곽 전 사령관 지시’를 그대로 전달한 녹음 파일이 재생되기도 했습니다.
이 전 여단장은 이날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의 주체로 윤씨를 지목했습니다. 이 전 여단장은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상부와 화상회의 중이다’, ‘상부에서 국회가 의결하지 못하도록 문을 부숴서라도 들어가라’, ‘필요하면 전기를 끊으라’라고 지시받았다고 진술했느냐”는 윤씨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습니다.
윤씨 측이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대통령이란 단어를 못 들은 게 아니냐”라고 묻자 이 전 여단장은 “대통령이라고 들었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누가 그런 지시를 했느냐’고 했을 때 ‘대통령’이란 말을 들었다”며 “(2특전) 대대장과 통화할 때 '대통령이 이런 지시했다'라고 전달했다. 상부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제가 부하에게) 대통령 지시라고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윤씨 측은 이 전 여단장이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서 허위 진술하는 게 아니냐고 몰아붙였습니다. 이 전 여단장도 현재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전 여단장은 죽음도 각오했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 이후 부하들이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있어서 제가 알고 있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부하들에게 ‘한 가지만 약속한다, 만약 내 밑으로 부하들이 처벌받으면 나는 죽어버리겠다’고 했다”며 “저는 죽음의 심정이었다. 죽음보다 못한 처벌 위주로 (피하기 위해) 거짓말하려고 군생활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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