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6만 회복…'8만전자' 부정적
밸류에이션·수급·정책 기대 맞물리며 모멘텀 형성
"HBM 본원적 경쟁력 입증되지 않는 이상 박스권 가능성 높아"
2025-06-11 16:38:57 2025-06-11 16:38:5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장중 6만원선을 재차 돌파하며 '8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키우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육성 정책, 외국인 수급 회복, 낸드 및 SSD 가격 반등 등 실적 개선 기대가 맞물리며 시장 반등의 핵심 종목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000660) 및 마이크론과의 기술 격차와 실적 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해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700원(1.18%) 오른 5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때 6만1000원까지 상승하며 9일에 이어 이틀만에 6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 이상 오르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영국 런던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가능성으로 이어지며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줄곧 5만원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며 박스권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9일 장중 6만원선을 회복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는 5% 이상 반등했습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45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4월과 5월의 매도 흐름을 되돌리고 있습니다.
 
정책 모멘텀도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내세우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국가첨단전략산업에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공약도 내놨습니다. 취임 직후 대통령실에 AI미래기획수석실을 설치했고 팹리스 스타트업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등 정책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낸드 가격 반등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엔비디아 블랙웰 출하와 함께 기업용 SSD 가격이 5~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의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수준으로 주가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도 8만전자 기대에 대해선 온도 차가 존재합니다. 최근 삼성전자 리포트를 낸 15개 증권사 중 목표주가를 8만원 이상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8만원), 하나증권(8만4000원), 미래에셋증권(8만원) 등 3곳에 불과합니다. BNK투자증권은 실적 회복 지연과 HBM 생산 축소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4.3% 낮춘 6만9000원으로 조정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cnm 수율 개선과 HBM3E 테스트 진전은 과거 실망스러운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고 평가했습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출하량이 아니라 기술 격차 해소 여부이며 삼성전자가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까지 이어지는 로드맵에서 기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의 본원적 경쟁력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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