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언급한 여성 혐오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각 정당들은 이준석 후보를 향해 일제히 "여성 혐오이자 폭력적 언어"라며 사퇴 촉구에 나섰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어제 대선 3차 TV토론에서 이준석 후보가 질문을 빙자해 여성 신체를 언급하며 여성과 온 국민을 모욕했다"며 "이준석 후보는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여의도 당사 브리핑을 통해 "아이들까지 지켜보고 있는 생방송 토론 현장에서 차마 이 자리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을 꺼내며 저열한 언어폭력을 행사한 이준석 후보의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이준석 후보는 오늘 입장을 내며 뻔뻔하게 이야기했다"며 "후안무치함은 젊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을 이어갔는데요. 이소영 의원은 "많은 경우, 욕설을 인용하는 것도 욕설이고 성희롱을 인용하는 것도 성희롱"이라며 "대선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진지하게 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을 국민들이 왜 대선 후보의 입에서 그와 같은 입에 담지 못할 언사를 듣고 괴로워야 하나"고 일갈했습니다.
같은 당 임미애 의원도 "젊은 후보가 특유의 이죽거림으로 지지층을 만들더니 재미가 붙었는지 대선을 혐오와 빈정거림이 넘치는 게임장으로 만들었다"며 "당장 사퇴하라. 이준석 후보는 함량 미달 불량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진보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 시민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토론을 경청했던 우리 모든 국민들에 대한 끔찍한 모욕이자 참담한 능멸"이라며 "왜곡된 성의식, 인권 의식에 대하여 추상같은 자기 성찰을 못하는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색당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여성 혐오의 대명사, 젠더 갈라치기의 아이콘, 혐오 정치의 달인인 이준석은 어제 대선 TV토론회 이후 명실상부 패륜의 상징이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아들의 과거 논란'이라고 주장하는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채널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토론이 끝난 직후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V토론에서 못다 한 말'이란 제목의 글을 남겼는데요. 권 후보는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여성 관련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처음 들어보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 이런 자리에서 나올 줄 몰랐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분명히 말한다. 이준석 후보가 여성 혐오 발언인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 혐오 발언"이라며 "그리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 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즉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발언을 말리지 못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권 후보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안 된다"고 선관위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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