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주요 후보들은 앞다퉈 사전투표장을 찾아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주당 '험지'인 서울 강남권을 돌며 부동산 정책을 약속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인천에서 '인천상륙작전'을 표방하며 막판 역전극을 노리고 경기도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첫 이공계 대통령'을 내세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TV토론 당시 논란을 해명하면서도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서 열린 강동구·송파구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청년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민들께서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셔서 잘못된 결과를 빚어낸 내란 세력에 대해 엄중하고 강력하게 심판해주시길 바란다"며 "특히 청년들과 함께한 취지는 대한민국이 청년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번 대선이 그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후엔 민주당에선 험지로 꼽히는 '강남 4구' 등 서울 남부 지역 유세를 이어갔습니다. 이 후보는 이날 오른 주가를 언급하며 '코스피 5000 달성' 등 경기 부양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해선 "가격이 오른다고, 다른 지역과 괴리감 생기더라도 비싸게 사고팔겠다는 것을 굳이 압박해서 힘을 들여 낮출 필요가 있느냐"며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해서 가격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늘려서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후보는 관악구 신림동에서 퇴근길 유세에 나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안전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투표지에 '진실의 별'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정치보복이나 정치 탄압은 하지 말아야 하지만, 초보적 정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내란 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9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방탄복을 착용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며 자신의 겉옷을 벗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문수 후보는 '인천상륙작전 : 대역전의 서막'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6·25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처럼 전황을 뒤바꾸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김 후보는 인천 연수구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부평·미추홀·계양·남동구에서 유세를 이어간 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시흥·안산·군포·안양에서 유세를 통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 계양구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딸 동주씨와 함께 사전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사전투표 현장에는 김 후보와 딸 동주씨 외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황우여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만희·박충권 의원 등이 동행했습니다.
김 후보는 투표 후 기자들에게 "사전투표를 안 해버리면 전체 투표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있고, 불리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맥아더 정신을 강조하며 "방탄 독재를 막고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인천 연수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인천의 미래를 여는 새얼아침대회'에서 이 후보에 대해 "아무것도 해본 것 없고 그저 부패, 비리,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아무 실적이 없는 사람이 선전·선동만 갖고 나라를 이끌고 가겠다는 위험한 시점에 와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후보는 인천 중구 자유공원 유세에서도 맥아더 동상을 참배한 뒤 "한·미 동맹의 상징"이라며 "대한민국이 다시 역전의 대반격을 한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완전 적화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산 유세에 앞서 포항 해군 초계기 탑승자들의 순직 소식이 전해지자 김 후보는 묵념했습니다. 김 후보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다가 불행한 일을 당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했습니다. 이후 김 후보는 안산의 사회복지관을 방문해 경기지사 재직 시절 성과 중 하나인 '무한돌봄' 사업을 거론하며 "어려운 이웃들과 변함 없이 동행하는 '복지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후보는 오는 30일부터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이 끝날 때까지 90시간 동안 전국을 순회하는 '논스톱 외박 유세'를 실시합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성북구 안암역 인근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에서 이재명 후보 장남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TV토론에서 논란이 된 발언을 해명하면서 민주당에 공세를 가했습니다. 동시에 국민의힘에는 "단일화는 안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어 지역구인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사전투표에도 참여한 뒤 "정치 교체, 세대 교체, 시대 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유세에선 회사원들을 겨냥해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대한민국에서 첫 번째 이공계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며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첨단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제가 가진 이공학적 마인드를 투자하겠다. 그것이 법조인, 운동가 출신 대통령과는 다른 특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이 후보는 서울로 되돌아와 고려대와 종로3가역 포차거리를 이어서 방문하면서 청년 표심을 공략했습니다. 특히 고려대에선 안암오거리에서부터 안암역까지 도보 유세를 하며 대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 후보는 "기호 1번(이재명 후보)을 뽑으면 환란이 올 것이고, 2번(김문수 후보)을 뽑으면 내란 청산을 못 할 수도 있다"며 "4번(이준석 후보)을 뽑으면 대한민국은 새 길을 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날 밤 서울 홍익대 앞에서 '무박 유세'를 진행하고, 다음날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대문구 신촌 등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해 4·10 총선 때도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무박 유세를 한 바 있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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