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힌 프로젝트’ 정상 가동…석화업계 ‘치킨게임’ 우려
아람코, ‘샤힌 프로젝트’ 가동 재확인
공정률 69%…내년 하반기부터 가동
2025-05-30 14:34:32 2025-05-30 14:34:3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에쓰오일(S-Oil)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증설 사업 ‘샤힌 프로젝트’가 실적 악화 등 난관에도 불구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 내부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글로벌 경제 둔화와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원을 받는 에쓰오일이 석화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제품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모하메드 알 카타니 아람코 다운스트림 사장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해 안전 시공과 성공을 기원하며 설비에 서명을 남기고 있다.(사진=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이 최근 실적 부진과 유가 하락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샤힌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 고위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찾으며 사업 지속 의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모하메드 알 카타니 아람코 다운스트림 사장은 지난 12일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알 카타니 사장은 아람코의 석화 사업을 총괄하는 인물로, 이번 방문은 샤힌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샤힌 프로젝트는 13일 기준 공정률 69.1%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가량을 들여 온산국가산단에 대규모 석화 복합시설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연간 320만톤의 석화 제품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3월부터 착공했으며 2026년 하반기 상업 가동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샤힌 프로젝트가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최근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에쓰오일 측은 “이미 해당 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완료했으며, 고정된 금액에 따라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샤힌 프로젝트 가동이 임박하면서 국내 석화 업계에서는 출혈 경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경제 둔화와 중국산 저가 물량으로 실적이 부진한데, 에쓰오일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과잉공급과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아람코로부터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유를 공급받은 에쓰오일이 석화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면,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샤힌 프로젝트 가동 이후 국내 석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할 것”이라며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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