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민주당·권영국 민주노동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마지막 토론회에서 각 당 후보들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대처를 놓고 격돌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계엄 해제' 동의 의사를 물으며 선제공격에 나섰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는 왜 계엄날 늑장을 부렸냐며 공세를 퍼부었는데요. 김 후보는 '언어폭력', 이준석 후보는 '허위 사실'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3차 후보자토론회'에서 초기부터 "이 시대 가장 중요한 과제는 내란 극복"이라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대부분이 계엄 해제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김 후보를 향해 계엄 해제 동의 의사를 물었습니다.
이에 김 후보는 "저는 계엄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했다"며 "1972년 유신 때도 계엄 때문에 피해를 봤고, 1980년 제5공화국 때도 삼청교육대 대상자가 됐다. 계엄은 절대 반대"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계엄과 관련해 전시사변이 아닌 점, 국무회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점, 국민 기본권을 이유 없이 제한한 점을 짚으며 김 후보에게 "내란 행위가 아니라고 계속 우겼다"고 몰아붙였는데요.
김 후보는 "내란이 아니라고 말한 적 없고, 내란죄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계엄이 잘못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처음부터 내란이라고 한다. 계엄은 계엄이고 내란은 내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무조건 상대를 '내란범이다', '내란 공범이다', '동조자'라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언어폭력"이라고 받아쳤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서도 계엄날 벌어진 일을 추궁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하고 와서 (국회에) 안 들어가고 시간을 보내지 않았느냐"며 "너무 여유로웠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안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은 허위사실"이라며 "그 자리에 민주당 의원 4명이 같이 있었다. 국회에 못 들어간 17명의 민주당 의원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도덕적 비난을 하고 싶은 것인가"라며 "여유 있게 하지 않았다. 즉시 가서 즉시 나왔다"고 덧붙습니다.
이날 토론회 첫 주제인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을 얘기하는 자리에서는 과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는데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는데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고 정치 개혁을 무력화시켰다"며 "위성정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여야가 위성정당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방지법을 여야 합의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아주 맞는 지적"이라며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었고 고민이 많았다"고 수긍했습니다. 다만 "정치 룰이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합의해야 하는데, 협조가 어려웠다"고 부연했습니다.
김 후보는 "위성정당을 태동하게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자체를 반대했다"며 "선거법 전체가 잘못돼 있기 때문에 선거법을 고쳐서 위성정당은 물론, 국민도 모르고 법을 만드는 사람도 모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개혁신당만이 지역과 비례대표 의원을 정상적으로 선출했다"며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은 당이란 걸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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