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액 16조 목전…삼성물산 '독주'
삼성물산 10대 건설사 수주액 3분의 1 비중…포스코·현대 등 뒤쫓아
롯데·GS·현산 '순항'…마수걸이 없는 SK에코·현엔 '하반기 집중'
2025-05-28 16:23:42 2025-05-28 18:01:32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10대 건설사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곳간은 작년보다 빠르게 채워지고 있습니다. 5월 말 기준으로 16조원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전체 수주액의 60%에 이릅니다. 하반기에는 압구정2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서울 주요 지역 도시정비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는 만큼,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물산 독주 지속…포스코·현대 '2위 싸움'
 
28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들은 5월 말 현재 15조9307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연간 수주액인 27조8702억원의 60%에 이르는 금액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의 독주가 눈에 띕니다. 삼성물산은 연초 용산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을 시작으로 총 6개 사업지에서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삼성물산이 현재까지 기록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5조213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수주액의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크게 증가한 배경에 대해 "올해 한남, 반포, 송파 등 한강변과 강남권 핵심지역 우량 물량이 많이 나왔다"며 "이에 해당 지역 조합원들의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희소성과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자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에 따라 당사의 수주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압구정2구역, 여의도 대교 등 핵심 입지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속 수주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 2조원 이상을 기록한 건설사들의 순위 싸움도 치열합니다. 5월 말 현재 삼성물산의 뒤는 포스코이앤씨가 잇고 있는데요.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이수 극동·우성2,3단지 리모델링 사업(1조9769억원) 수주에 성공하며 총 3조4328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주 사업비 1조5138억원 규모의 강남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2조9420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개포주공6·7단지를 시작으로, 향후 압구정2구역과 성수1지구 등 핵심 정비사업에서도 우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GS '2조 클럽'…DL·대우, 핵심지 수주 기대
 
롯데건설(2조5354억원)과 GS건설(2조1949억원)도 도시정비사업 '2조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5월 말 현재 지난해 연간 수주액인 1조9571억원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지난주 부산 연산 10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조3300억원대 수주고를 올리며 회복세를 보였는데요. 올해는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1조원을 넘기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6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사업비 9558억원)을 놓고 포스코이앤씨와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데, 해당 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지난해 수주액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입니다. 
 
DL이앤씨(3993억원)와 대우건설(2981억원)은 예년 대비 다소 부진한 모습입니다. 양 사 모두 현재까지 1개 사업지(DL이앤씨 연희 2구역, 대우건설 1구역)에서만 수주 성과를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DL이앤씨는 이달 말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5구역 재개발(약 1조7000억원)에서, 대우건설은 청파1구역 재개발(약 3550억원) 사업 수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주 실적 0(제로)'…SK에코·현엔, 하반기 노린다
 
한편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합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대사 중 가장 먼저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할 정도로 성과를 보였지만, 올해는 다소 부진한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SK에코플랜트 사업 구조 재편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SK에코플랜트 측은 이를 일축하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선별 수주 기조 강화에 따라 마수걸이 수주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사업장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연초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 등 중대재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신규 수주보다 내부 정비에 들어간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주 활동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고 조직 재정비나 안전성 점검 등이 최우선 과제이기에 이들을 해결한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 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도시정비사업 공사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업계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전반적인 건설업황 부진과 관계 없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7년까지 서울 지역 우량 사업장이 많은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행진은 올해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전체로 봤을 때는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자금력과 영업력을 갖춘 최상위권 업체들은 주요 도시정비사업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시절 공급확대를 목표로 여러 정비사업지 인허가가 났던 지역들이 향후 시공사 선정을 목전에 둔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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