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 로드맵)③비싼 산업용 전기요금·무리한 해상풍력 투자…국민경제 '경고등'
뉴스토마토·K-정책금융연구소, 19일 K-에너지로드맵 3부 '중국바람, 해상풍력' 방송
고범규 한국대전략연구소 위원과 대담…차기 정부의 올바른 에너지정책 방향 모색
2025-05-20 14:00:00 2025-05-20 14:28:37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과 해상풍력을 위한 무리한 투자는 국민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이 제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면, 제조업 기업들의 탈한국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해상풍력은 막대한 투자금 대비해 경제성·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정책'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뉴스토마토>와 K-정책금융연구소는 차기 정부의 올바른 에너지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4부작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19일엔 세 번째 순서로 '중국바람, 해상풍력'을 주제로 황재훈 변호사(K-정책금융연구소 부소장)와 고범규 한국대전략연구소 위원의 대담이 진행됐습니다. 
 
뉴스토마토와 K-정책금융연구소는 차기 정부의 올바른 에너지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4부작 기획을 마련했다. 3부에선 황재훈 변호사(K-정책금융연구소 부소장, 사진 오른쪽)와 고범규 한국대전략연구소 위원의 대담이 진행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유튜브 캡처)
 
지난달 2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에너지 정책 대국민 인식조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가 41.8%가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이 높다'고 했습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이 높다고 판단한 겁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입니다. 과거에는 가정용 전기요금이 더 비싼 구조였으나, 2017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이 빠르게 상승해 2024년 11월 기준 1㎾h당 182.7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2022년 1분기 요금에 비해 76% 인상된 겁니다. 2016~2017년과 비교해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고 위원은 이같이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들어 제조업 탈한국화를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고 위원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1㎾h당 70원 수준으로,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고 위원은 "삼성전자 역시 올해 전기요금으로 4조5000억원가량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2조원 정도였는데, 거기서 14% 정도가 전기요금으로 나가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대기업도 버티기 힘든 현실에서, 중견·중소 제조업체들은 심각한 경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난 19일 SK이노베이션 E&S의 탄푸동(Tan Phu Dong)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진=연합뉴스)
  
이날 대담에서는 해상풍력의 경제성과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고 위원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분 참여하는 해상풍력사업과 인천 해상풍력 단지 등 총사업비만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전체 전력공급량에서 해상풍력 발전이 차지하는 전력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고 위원은 "해상풍력은 바람이 불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풍력 발전량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한다"며 "제주 서남해처럼 바람 품질이 가장 좋은 지역도 연평균 풍속이 초속 8~8.8m로, 유럽 북해(초속 10~11m)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절반 정도"라고 했습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연평균 풍속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장래 발전량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고 위원은 아울러 세계적으로도 해상풍력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영국, 덴마크 등의 주요 기업들이 해상풍력 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사업 허가가 이루어진 해상풍력 설비 중에서 3분의2 정도가 외국 업체의 소유였다. 특히나 핵심 설비 풍력 터빈은 민간 발전사 기준 83.4%가 외국 제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상풍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우리나라 산업에 대한 실질적 기여는 적은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