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동남아 소비자들도 지속가능성 추구한다
동남아 식음료 시장의 새 흐름…소비자가 요구하는 브랜드 전략은?
소비자 65%가 '지속가능성' 실천을 요구
2025-05-19 10:42:20 2025-05-19 14:36:15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동남아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열쇠' 표지. (사진=민텔)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친환경 포장재, 투명한 성분 표시,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이제 동남아 소비자들은 단지 '맛'만을 보고 식품을 고르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민텔(Mintel)이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동남아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열쇠'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소비자 65%는 식음료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주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민텔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6개국의 소비자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동남아 식음료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이 '선택'이 아닌 '신뢰'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친환경 슬로건이 아니라, 실행력 있는 브랜드의 자세와 소비자 삶과의 연결성이 요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눈 민텔
 
보고서는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소비자를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첫 번째는 '지위 추구자(Status Seekers)'입니다. 이들은 대체로 젊고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층으로, 건강과 윤리적 소비에 민감하며 식물성 식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두 번째는 중장년 여성층이 주를 이루는 '배려하는 소비자(Considerate Consumers)'입니다. 이들은 천연 재료, 재활용 포장재, 저염·저당 제품 등을 선호하며, 실용성을 중시하면서도 지속가능성에는 따뜻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신중한 계획가(Prudent Planners)'입니다. 이들은 건강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라벨을 읽는 데 익숙한 소비자층으로, 예산을 철저히 관리하면서도 식물성 제품이나 기능성 식품에도 높은 관심을 보입니다. 
 
브랜드가 실천해야 할 4단계 전략
 
민텔은 이러한 소비자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가 실행해야 할 지속가능성 전략의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1단계는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장밋빛 미래보다는 실제 행동 가능한 단계를 보여주는 것이 신뢰 형성에 중요합니다. 
 
2단계는 명확하고 쉬운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환경 관련 용어들이 복잡하게 들릴 수 있으므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교육과 설명이 필요합니다. 
 
3단계는 소비자의 일상과의 연결입니다. 지속가능성을 단지 지구를 위한 일이 아닌, 건강과 지역사회 가치로 연결시키는 접근이 요구됩니다. 
 
4단계는 합리적인 가격 제안입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제품이 고급 브랜드가 아닌 '현명한 선택'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실제 제품 아이디어도 제시돼
 
보고서는 브랜드 실무자가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3가지 콘셉트 제품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린 하모니'입니다. 태국산 바질과 제철 채소, 업사이클된 두부 부산물을 활용한 식물성 볶음 요리로, 특히 건강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 여성층을 타깃으로 합니다. 생분해성 용기와 자연색 포장을 통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했습니다. 
 
둘째는 '스파이스 퓨전'으로, 업사이클 된 잭푸르트를 활용한 매콤한 커리 제품입니다. 재활용 종이 파우치에 담겨 있으며, QR 코드를 통해 제품 생산 과정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도심에 사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것입니다. 
 
셋째는 '어스 바운티'입니다. 코코넛 밀크와 렌틸콩, 현미로 구성된 고단백 라이스볼로, 바쁜 직장인이나 가족 단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퇴비화 가능한 코코넛 껍질 보울을 사용하고, 파스텔 톤의 미니멀 디자인으로 깔끔함을 살렸습니다. 
 
지속가능성은 이제 마케팅이 아닌, 행동의 영역으로
 
민텔 아시아태평양 트렌드 디렉터 매튜 크랩(Matthew Crabbe)은 "지속가능성은 이제 단순한 마케팅 메시지가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며 "기업이 지속가능성과 소비자 신뢰를 동시에 얻으려면, 구체적인 행동과 일관된 메시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재료 사용, 투명한 정보 제공, 합리적인 가격 정책.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질 때, 소비자는 '이 브랜드는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동남아시아라는 역동적인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요구는 이제 더 똑똑해지고, 더 실천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기준 "브랜드가 환경 문제 해결을 주도하길 기대한다"고 응답한 소비자 비율. (그래프=민텔)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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