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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30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비씨카드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대출채권을 확대했으나, 연체율 급등과 조달비용 증가라는 재무 부담에 직면했다. 여신성 자산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했지만, 자산건전성과 비용 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카드자산 줄고 대출자산 늘고…연체율 지표 악화
30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 대출채권 자산이 1조1621억원으로 전년도 1조311억원 대비 12.7%(1310억원) 증가했다. 대출채권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6%에서 32.2%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영업자산 규모는 4조322억원에서 3조6066억원으로 감소했는데, 주력 자산인 카드자산이 2조7382억원에서 2조477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그만큼 영업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대출채권 영향력은 커진 셈이다.
대출채권은 주력 회원사 중 하나인 우리카드가 이탈함에 따라 신용카드 프로세싱 부문이 약화되는 것에 대비,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새롭게 강화하고 있는 영역이다. 지난 2022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당시 해당 자산 규모를 한 차례 크게 늘렸던 바 있다.
대출채권 구성은 ▲기업대출(중소기업대출) 8294억원 ▲가계대출(개인신용대출) 2028억원 ▲팩토링대출 606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기업대출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2201억원과 개인사업자대출 1731억원이 포함됐다. 최근에는 특히 PF 대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대환대출을 새로 취급하기도 했다.
여신성 채권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자산건전성에도 주요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1개월 이상 실질 연체채권은 918억원으로 전년도 582억원 대비 57.7%(336억원) 증가했다. 실질 연체율은 1.4%에서 2.5%까지 상승했다. 과거 연체율이 0.2%~0.7%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됐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쌓아놓은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 기준 715억원이다. 실질 연체채권이 증가한 탓에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125.8%에서 77.9%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인식한 대손비용은 508억원이다. 그 전년도 783억원 대비로는 줄었지만 대출자산을 확대하기 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대출자산에서 한계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면 충당금 적립이나 대손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익창출 능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출자산 관련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이익 저하 압력이 증하고 있다"라며 "기존 프로세싱 업무 대비 위험도가 높은 사업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수익 구조의 안정성도 과거 대비 떨어졌다"라고 평가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부터 신용관리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라면서 “연체채권의 환매를 진행하는 등 연체율 관리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비씨카드)
차입부채 확대에 조달비용 증가
대출자산 확대에 따라 파생되는 또 다른 문제로는 조달 부담이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차입부채가 1조6976억원으로 전년도 1조5574억원 대비 9.0%(1402억원) 증가했다. 회사채인 여신전문금융사채가 1조5092억원, 기업어음(CP) 분류가 1743억원이다. 대출채권 잔액이 증가한 영향인데, 관련 자산을 계속 키워나갈 경우 차입부채 확대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5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3억원) 늘었다. 차입금 이자 73억원과 사채 이자 503억원이 주를 이룬다. 차입금 이자는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사채 이자는 20.8%(87억원) 증가했다. 조달비용률은 3.6%로 0.2%p 상승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만큼 조달비용 규모 증가세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는 이달 기준 신규 발행금리가 3% 정도며, 만기가 도래하는 금리는 3%~5% 수준으로 파악된다. 금리 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이 발행금리에 이미 반영됐다는 점과 외부 조달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조달비용 부담이 현 수준에서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다솜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신규 발행과 만기도래 간 금리 격차가 축소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속도가 느려 조달비용 감소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대출성 사업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부차입 이자비용 증가와 신용위험 노출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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