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 패션 플랫폼, 출혈경쟁에 수익성 추락
팬데믹 특수 끝나자 성숙기로…신규 유입 정체
AI·AR 기술 도입 더뎌…해외 플랫폼과 격차 커져
2025-05-08 16:42:35 2025-05-08 17:29:50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 시장이 모바일 쇼핑의 확산과 20~30대 소비자층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빠른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들어 산업 전반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러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등 플랫폼은 사용 편의성과 저가 중심의 상품 구성을 강점으로 삼아 시장을 선점해왔으나 수익성 악화, 기술 혁신 지체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네이버 등 대형 ICT 기업의 진입으로 경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중소 플랫폼은 생존 전략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단기 성장 중심의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과 장기 경쟁력을 둘러싼 재검토가 불가피해지는 양상입니다. 
 
성장 둔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
 
2020년부터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등은 각각 수백만 명의 사용자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뤄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패션 플랫폼이 주요 쇼핑 채널로 부각됐는데요. 하지만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신규 사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동안 외형 확대에 집중했던 전략이 이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지그재그가 성수에 팝업스토어 오픈한 모습. (사진=카카오스타일)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대기업들이 패션 플랫폼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가 크게 변화했습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검색 최적화와 유입 트래픽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데 네이버 플랫폼에 입점한 쇼핑몰은 자동으로 높은 노출 기회를 얻는 반면, 독립형 플랫폼은 자체 유입 경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죠. 이에 따라 중소 플랫폼들은 기존의 유저층 유지와 신규 사용자 확보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기업들의 진입으로 중소형 플랫폼들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것인데요. 대부분 중소 플랫폼들은 수익성 확보보다는 투자 유치와 할인 마케팅에 의존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고, 저가 상품 중심의 유통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자체의 가치가 정체된 모습입니다. 결국 사용자 충성도를 낮게 유지하게 만들어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게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본이 부족한 플랫폼들은 가격 경쟁에 의존하거나, 단기적인 수익 확보에 치중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국내 일부 패션 플랫폼들은 매출이 증가하는 반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마진율이 낮은 중저가 상품 위주의 운영 전략과, 이에 따른 할인 경쟁의 심화입니다. 플랫폼 수수료는 평균 10~20% 수준에 달하지만, 마케팅 비용, 물류 지원, 할인 보전 등의 추가 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이익은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 지그재그, 에이블리, 무신사를 포함한 플랫폼에서 할인 등 혜택이 상시화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이는 초기 사용자 유치에는 효과적이지만, 반복 이용이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술 격차 확대…AI·AR 도입 더딘 국내 플랫폼
 
패션 플랫폼의 차별화 요소로는 기술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그러나 국내 플랫폼은 기술적 도입에서 뒤처지고 있는데요. 해외 대형 플랫폼들은 인공지능(AI) 기반 상품 추천, 가상 피팅(VR/AR), 빅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러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형 플랫폼은 자체 개발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외주 개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한데요. 그 결과 플랫폼 내 상품 큐레이션이 정교하지 않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죠. 
 
결국 포화 시장 상태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한 전략 재편성이 필요한데요.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자인 품질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소비자 유인 효과를 위해서는 AI와 AR 기술 도입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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