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도입사업의 대상기종으로 거론되는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의 CH-53K. (사진=록히드마틴)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참수부대 병력과 장비 등을 실어 나를 특수작전용대형기동헬기 18대가 도입됩니다. 미국의 대형 항공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새 대통령 전용 헬기 4대도 2031년까지 도입됩니다.
방위사업청은 30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주관으로 제168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기본계획, 지휘헬기-II 구매계획, 특수작전용대형기동헬기 구매계획을 심의·의결했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방사청 등에 따르면 이날 방추위에서는 오는 2033년까지 총사업비 약 3조 3657억 원을 들여 특수작전용대형기동헬기 18대를 국외 상업구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특임여단(일명 참수부대)이 운용할 12대와 공군 탐색구조전대가 운용할 6대 등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업을 두고는 미국 해병대가 운용하고 있는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의 CH-53K와 미국 육군 특수전 부대가 운용 중인 보잉의 MH-47G 두 기종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잉의 특수작전용 대형기동헬기 CH-47.(사진=보잉)
특히 방추위가 사업방식을 국외 상업구매 방식으로 확정하면서 두 업체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와 계약하는 국외판매방식(FMS)와 달리 상업구매의 경우 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 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가격 때문에 사업 참여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CH-53K가 얼마나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CH-53K의 가장 큰 장점은 적재량입니다. 3만3600㎏의 최대 적재량과 262㎝ 넓이의 적재 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차량 등 대형 화물이나 병력은 물론 F-35A와 같은 항공기까지 수송이 가능합니다.
공중 급유 없이 최대 적재 시 최대 826㎞까지 비행이 가능하지만 공중 급유를 받으면 최대 1852㎞ 이상 비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전 모델인 CH-53E에 비해 적재량과 주행 거리 모두 2배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현존하는 대형기동헬기 중 최고의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경쟁 기종에 비해 기체 가격은 비싸지만 자동화된 통합 기체상태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유지보수로 정비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총 수명주기 비용은 낮을 수 있다는 게 록히드마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보잉의 CH-47ER은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 참수작전에 사용한 헬기입니다. 보잉은 이를 내세워 한국의 참수부대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헬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잉은 한국군이 그동안 대형기동헬기로 CH-47을 운용해왔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육군은 현재 42대의 CH-47D를 운용 중이며 내년부터는 최신형인 CH-47F 18대를 추가로 도입하게 됩니다.
두 미국 대형 방산업체간 피말리는 경쟁은 다음달 방사청의 입찰공고로 시작됩니다. 9월쯤 제안서 평가를 한 후 시험평가, 가격협상 등의 절차를 거치면 내년 초 최종 승자가 가려지게 됩니다.
현재 운용중인 대통령 전용헬기 VH-92. (사진=뉴시스)
이와 함께 이날 방추위에서는 새 대통령 전용 헬기 4대를 국외 상업구매하는 지휘헬기-II 구매계획도 의결됐습니다.
기존 대통령 전용 헬기는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가 제작한 VH-92입니다. 2007년에 구입해 18년 동안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이 헬기보다 생존성과 지휘통제능력이 향상된 새 헬기 4대를 8700억원에 구매한다는 방침입니다.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의 S-92A+, 에어버스의 H225M, 벨의 Bell 525, 레오나르도의 AW-101 등이 대상 기종으로 거론됩니다.
이외에도 이날 방추위에선 전자전기(Block-Ⅰ) 체계개발기본계획도 심의·의결됐습니다.
전자전기 사업은 평시 주변국의 위협신호를 수집, 분석하고 전시엔 전자공격(재밍)을 통해 적의 통합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 교란하는 항공기를 국내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전자전기 개발사업에는 1조 9206억 원이 투입되며,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34년까지입니다.
이 사업에는 전자전 장비 업체인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항공기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 등이 사업주관을 놓고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원거리 전자전 수행 능력을 보유한 전자전기를 확보해 전시 적의 핵심전력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공중 전력의 생존성과 합동작전수행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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