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장세에 ETF 괴리율 초과공시 급증
한 주간 400건 넘어…지수 추종 기능 약화
2025-04-14 15:54:03 2025-04-14 15:54:03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 초과 공시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괴리율 초과 현상은 우리 시간으로 밤에 열리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움직일 경우 발생하는데요.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발생 빈도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11일까지 한 주간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422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주(3월31일~4월4일) 252건에 비해서 67.5% 급증한 수치입니다. 한 달 전인 3월 첫째주(3일~7일)에는 55건이었음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약 7.6배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 11일엔 하루 동안 69건의 초과공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ETF 괴리율은 기초자산의 순자산가치(iNAV)와 ETF 주가의 차이를 뜻합니다. 괴리율이 양수이면 ETF가 제값보다 비싸게, 괴리율이 마이너스면 싸게 거래됐다는 의미인데요. 해외 투자 ETF 괴리율이 ±2%를 웃돌면 자산운용사는 그 사실을 공시해야 합니다.
 
괴리율 초과 현상은 주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에서 발생합니다. 해외 주가지수나 주식 등을 기초로 상장한 국내 ETF의 경우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식형 ETF를 예로 들면, 해당 ETF의 순자산가치는 우리 시간으로 새벽에 미국 증시가 마감한 뒤 기초자산인 각 지수와 주식종목들의 가격을 반영해 하루에 한 번 산출됩니다. 이를 참고해서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ETF가 거래됩니다. 또한 여기엔 우리 낮시간에 진행되는 미국의 야간 선물시장 거래가격과 환율 변화 등이 적절하게 반영됩니다. 
 
하지만 이날 밤에 열리는 미국 증시에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경우 다음날 우리 증시가 개장하기 전 ETF 가격(전일가)과는 큰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괴리율이 일정 수준을 벗어나는 경우 그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공시로 알리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증시가 개장하면 그 즉시 ETF 거래 가격에 NAV가 반영돼 괴리율이 해소됩니다. 최근 괴리율 공시가 급증한 것은 그만큼 글로벌 증시가 빈번하게 큰 변동성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정규장이 마감한 뒤 선물시장에서 가격 변동이 클 경우, ETF의 실시간 시장가격과 iNAV 간 괴리율이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단순히 시세만 보고 매매에 나설 경우, 실제 ETF의 내재가치와 차이가 커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괴리율이 발생하면 프리미엄이 될 수도 있고 디스카운트 될 수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성과나 비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굳이 따지자면 같은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별로 차이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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