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권 도전…탄핵 바람 타고 '어대명'
(대선 검증-SWOT 분석)검증된 행정력부터 비호감까지
범보수 단일화 '위협 요인'…정권교체 민심·우클릭 '기회'
2025-04-10 17:31:32 2025-04-10 19:30:30
 
[뉴스토마토 박주용·김유정 기자]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10일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2017년 성남시장 당시 '박근혜 탄핵'의 바람을 타고 출마한 이후 3번째 대선 도전입니다. '윤석열 파면'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탄핵 민심이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 전 대표에게 쏠려 있지만, '반이재명 정서'와 '비호감 이미지', '행정·입법 권력 장악' 등 이 전 대표가 넘어야 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10일 21대 대선 출마 영상을 공개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영상 캡처, 뉴시스 사진)
 
"국민의 훌륭한 도구 되겠다"…이재명, 경제성장 중점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 전 대표는 내란 사태를 거치며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로 진단하고,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을 제1의 수권 목표로 삼았습니다. 또 양극화 문제 극복의 대안으로 앞서 주창해 왔던 '잘사니즘'과 '실용주의'도 강조했습니다.
 
이어 외교 문제를 두고 "일관된 원칙은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라며 외교 분야에서의 기업과 정부의 역할 분담·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와 같은 자신의 국정 철학을 'K이니셔티브'로 집약했습니다. 그는 11일 국회에서 경선 캠프 인선을 발표하며 ‘K이니셔티브’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시작된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여야를 통틀어 줄곧 차기 대선 지지율 압도적 1위를 달려왔습니다. 특히 윤석열씨 파면 이후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흐름은 더욱 굳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4월7~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32%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12%, 홍준표 대구시장 7%, 오세훈 서울시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34%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김문수·홍준표·오세훈·한동훈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의 중도층 지지율은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습니다.
 
이재명에 쏠린 '범야권 지지세'…'반명 정서' 극복 대상
 
이 전 대표의 강점은 역시 추진력입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치며 공공산후조리원·무상교복·계곡정비사업 등의 성과를 내는 등 검증된 행정력을 보였습니다. 범진보 진영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고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두 번의 당대표를 지내며 20대 대선 때와 비교해 당 장악력이 훨씬 더 세진 것도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한 지점입니다.
 
다만 '반이재명 정서'를 부추기는 네거티브 공세 속에서 사법리스크·도덕성 문제는 이 전 대표에게 약점입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로 위기를 벗어나긴 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대선 이후에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꼬리표처럼 붙어있는 '비호감 프레임'은 이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벽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전 대표의 위협 요인은 범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입니다. 국민의힘이 한 명의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후보 단일화에 나선다면 막판 컨벤션 효과를 일으키며 이 전 대표와 민주당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170석의 압도적 의석으로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행정부 권력까지 확보하는 데 대한 중도·무당층의 견제 심리 역시 이 전 대표가 경계해야 할 위협 요인으로 꼽힙니다.
 
기회는 있습니다. 지난해 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이번 대선 구도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 전 대표에게 전적으로 유리합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응답이 절반을 차지하면서 정권유지·정권재창출 응답보다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NBS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이 48%, '정권재창출'을 바라는 응답이 37%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통해 정책 부분에서 유연성을 보여주는 게 또 다른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토끼를 확실하게 사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진영의 담론인 경제민주화를 꺼내 중도 확장을 꾀할 수 있었습니다. 범야권 지지층이 굳건한 이 전 대표도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우클릭 행보를 통해 외연확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전 대표가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만큼 언행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 본인으로부터 발생될 수 있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며 "누구보다도 몇 배 더 언행에 신중해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최근 들어서 무죄 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톡톡 튀어나오는 거친 발언이 있다"며 "이런 식의 발언은 예전 거칠었던 성남시장 시절의 이재명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으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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