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1분기 성적표가 어떨지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 호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추정치 비교.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17조1842억원, 영업이익 6조5194억원으로 분석됐습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9.3% 감소한 수치이지만,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역 기저효과라는 관측입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한 1분기 예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38.3%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125.9% 급등한 수준입니다.
이 가운데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돈 실적을 공개하면서 SK하이닉스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나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액이 79조원, 영업이익은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9.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5% 감소했습니다. 다만, 증권가 영업이익 추정치(4조9613억원)보다 약 33% 웃도는 성적표를 내놓은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연초 출시된 ‘갤럭시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이끌었다는 게 중론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오른 점도 양호한 실적에 보탬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더군다나 SK하이닉스가 이번 1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르면서 실적 낙관론에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36%를 차지했고, 그 뒤로 삼성전자가 34%, 마이크론이 25%를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7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6조8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차별화된 수익성을 견인, 경쟁사 대비 양호한 수익성이 경쟁우위를 재차 증명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를 앞설 수 있던 이유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선점한 데에 있습니다. HBM 시장은 인공지능(AI) 기술 확장과 함께 메모리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합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를 고객으로 확보한 뒤 대부분의 물량을 소화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였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이 지속 하향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지만 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 투자는 확대 중”이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맞춤형 칩(ASIC) 등의 증가로 HBM의 폭발적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과거 1992년 이후 33년 만에 ‘D램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상황입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는 시장에서 D램을 성공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며 “특화된 HBM D램 칩의 제조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었지만, 이를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생산해 온 기업들이 이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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