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종합)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인용
탄핵소추 사유 모두 '인정'
“정치 대신 군경 동원했다”
“민주공화정 심각한 '위해'”
2025-04-04 12:34:29 2025-04-04 14:13:55
[뉴스토마토 강석영·강예슬·김태현·유근윤 기자] ‘내란 수괴’ 윤석열씨가 4일 파면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씨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국회 측 탄핵소추 사유를 모두 인정하며 윤씨가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선고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씨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했다. 사진은 2024년 5월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 뒤 퇴장하는 윤씨. (사진-대통령실 사진기자단)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22분 ‘대통령 윤석열 탄핵(24헌나8)’ 사건 선고기일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주문을 낭독했습니다. 파면 효력은 주문 낭독 종료 즉시 발생합니다. 윤씨는 12·3 내란 사태 이후 123일 만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헌정사상 두 번째 탄핵된 대통령이 됐습니다. 
 
헌재는 윤씨가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거대 야당의 횡포’,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경고성 비상계엄’을 했다는 윤씨 측 주장을 기각한 겁니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 중 하나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라며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계엄 선포 당시 야당이 청구한 탄핵심판은 2건만 진행 중이었던 점, 부정선거 의혹만으로는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짚었습니다. 
 
경고성·호소형 계엄이라는 윤씨 측 주장에 대해 헌재는 “이는 계엄법이 정한 계엄 선포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윤씨가 절차적 요건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실체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아울러 헌재는 △국회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중앙선관위원회 압수수색 △법조인 위치 확인 등 모든 탄핵소추 사유를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국회와의 대립 상항을 피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군경을 투입시켜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함으로써 국민 주권주의 및 민주주의를 부정했다”며 “병력을 투입시켜 중앙선관위를 압수수색하도록 하는 등 헌법이 정한 통치 구조를 무시하였으며, 포고령을 발령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했다”고 했습니다. 
 
헌재는 윤씨의 이러한 위헌·위법 행위가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씨가 정치로 해결할 문제에 군·경을 동원해 법치·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입니다. 
 
헌재는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돼야 할 정치의 문제”라며 “(피청구인의) 행위는 법치국가 원리와 민주국가 원리의 기본 원칙들을 위반한 것으로 그 자체로 헌법 질서를 침해하고 민주공화정의 안전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8일 석방된 윤석열씨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헌재의 선고에선 윤씨가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국론 분열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 그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됐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씨가 독재정권의 역사를 되풀이했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헌재는 “국가 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의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 경제, 정치, 외교 전반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가장 신중히 행사돼야 할 권한인 국가 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했습니다. 
 
헌재는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피청구인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수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국회의 신속한 비상계엄 해제 결의는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라며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탄핵심판 선고는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111일 만에 내려졌습니다. 헌재는 탄핵안을 접수한 이후 2차례의 준비기일을 포함해 총 13차례의 변론기일을 열었습니다. 이번 파면 선고는 지난 2월25일 최종변론이 종결된 지 38일 만에 내려진 결론입니다. 헌재는 역대 대통령 탄핵사건 가운데 최장 시간 숙고를 거듭한 끝에 윤씨를 파면했습니다. 재판부가 이번 사건의 진행 과정과 결정 요지 등을 먼저 설명하고 주문 낭독까지 마치는 데는 22분 정도 걸렸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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