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망언집' 이라 적힌 책자를 들고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전원에 연쇄 탄핵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초선 의원 전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어준 등 72명을 내란음모죄,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탄핵 예고 배후에는 이 대표와 김씨가 있다"며 "김씨의 지령을 받고, 이 대표의 승인을 받아서 발표한 내란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30명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며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 이후 권한대행으로 승계될 경우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라.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즉시 탄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앞서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국무위원 총탄핵 시나리오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것(내각 총탄핵)은 의회 쿠데타다.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시키겠다는 내란기도"라며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으로 전복 또는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국헌문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행정부를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반역이다.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협박하는 것은 테러리스트의 참수 예고와 다름이 없다"라며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탄핵하겠다'는 발언 자체는 탄핵의 법적 절차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더이상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 국가를 전복시키겠다며 이성을 잃은 내란 세력"이라며 "만약 민주당이 내각 총탄핵 실행에 착수하면 이들은 모두 내란죄 현행범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의 의회 쿠데타 기도가 현실화할 경우 목숨 걸고 국민과 함께 맞서 싸울 것"이라며 "한 권한대행과 행정부도 굴하지 말고 단호히 맞서 싸워주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렇게까지 해서 마 후보자를 임명시키려는 것은 의회 권력을 동원해 헌재를 폭압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다고 해서 헌법재판소가 돌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재판관 8명이 결정하는 대로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따르면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헌재 평의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보고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헌법 질서를 파괴하면서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헌법 기관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후 질의응답에서 '마 후보자 임명 의사도 여전히 없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임명 안 한 것으로 봐서는 당장 임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 대행이 탄핵안 가결 전 자진 사퇴한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는 "민주당에서 만들어낸 소위 말해 찌라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 대행은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기자회견에 배석해 "월요일 내란선동·내란음모·강요미수죄로 형사고발할 예정"이라며 "줄탄핵 내지 연쇄탄핵이 실제 진행돼서 정부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이 된다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기 때문에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도 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 실행에 들어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행 추이와 방법을 보고 대응 강도는 그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그야말로 적반하장 그 자체"라며 "권 원내대표가 내란죄를 묻겠다면 내란 수괴 윤석열과 주말마다 극우 집회에 나가 내란을 선동하는 자당 의원들을 고발하라"고 일갈했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