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2심 종결…이재명도 '운명의 3월'
유죄 시 대권 '빨간 불'…무죄 시 '날개'
2025-02-25 18:15:27 2025-02-25 18:33:01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효진 기자] 헌법재판소의 최후 변론을 마친 윤석열씨에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운명의 3월'을 맞을 전망입니다. 이 대표의 명운을 가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결심 공판이 26일 종결되는데요. 윤씨 탄핵소추 심판과 맞물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 대표도 최대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입니다. 징역형이 확정될 경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면 '무죄'를 선고받으면 대선 가도에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대표의 선고 결과에 따라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하루 앞두고 '비공개 행보'…공판 대비
 
공직선거법 2심 결심공판을 앞둔 이 대표는 25일 비공개 일정만 소화했습니다. 이날 오전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전문가 대담을 녹화한 뒤 자신의 항소심 결심 공판 준비를 대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재판부는 26일 오전 공판에서 양형 증인 신문 및 서증조사를 진행한 뒤 오후에 결심 공판을 엽니다. 재판 진행 순서는 검찰의 구형·변호인의 최종 변론에 이어 이 대표의 최후 진술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모른다",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등의 발언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1월15일 선거법 위반 1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 관련 발언 중 일부와 백현동 발언 부분을 유죄로 판단, 당선무효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해외에서 골프를 쳤지만 '김 전 처장이 하급 직원이라 몰랐다'는 발언을 허위 사실을 공표한 행위로 본 것입니다. 경기지사 시절 출석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국토부의 압박' 발언에 관해서도 유죄로 판결했습니다. 실제적인 압박이 없었고 이 대표가 스스로 검토해 변경한 것이라며 당선 목적의 거짓 해명으로 판단했습니다. 
 
2심 선고는 결심공판을 기점으로 한 달 뒤인 오는 3월 중 후반에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수는 이 대표가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입니다. 재판부가 아직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의 제청이 받아들여지면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재판이 중지됩니다. 
 
이 대표는 결심 공판에서 검찰의 부당한 기소와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당 지도부는 검찰의 표적 수사와 부당한 기소를 주장하며 무죄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2심 선고 결과는 이 대표 대권 행보의 최대 변수입니다. 1심과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 대표의 대권출마에는 '빨간불'이 켜집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대표의 통합 행보는 물론 우클릭 행보도 소용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대권 주자 '교체론'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죄 나오면 당내 '후보교체론' 불가피
 
반면 1심과 반대로 무죄 선고를 받는다면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게 됩니다. 이 경우 즉시 대선 출마를 비롯한 본격적인 대선 행보 신호탄을 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재명 대체자'를 강조해온 '비명(비이재명)계'의 입지를 더 좁히는 효과도 함께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끊임없이 시도 중인 '우클릭'에도 힘을 받을 전망인데요. 최근 이 대표는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자 '중도보수'론을 통한 외연확장을 연일 시도하고 있습니다.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탈출을 위해 부단히 중도 공략하고 있는 겁니다. 
 
이 대표는 비명계를 만나며 '포용'하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잇따라 회동도 진행 중인데요. '통합 행보'에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30%대를 유지 중인 '박스권' 지지율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4일 발표된 <에브리리서치> 여론 조사 결과(2월22일~23일 조사·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무선ARS 방식)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38.9%가 이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이 대표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있는 셈입니다. 
 
'이재명 2심 판결 예상' 여론조사 결과 역시, 피선거권 상실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50.4%, 무죄를 선고받을 것이다 38.4%로 집계됐는데요. 40대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이 대표가 피선거권 상실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결국 이 대표의 과제는 '사법리스크' 탈출입니다. 지지율 상승을 위해선 이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받아야만 한다는 겁니다. 이번 조사는 <대구신문>과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의뢰로 실시(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했습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채 교수는 "유죄를 선고받으면 비명계에서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통해 후보 교체론을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차철우·이효진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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