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사용후기,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①
2025-02-07 06:00:00 2025-02-07 10:02:35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급부상으로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인데요. 안 쓰면 왠지 나만 뒤처질 것만 같은 요즘, 내게 맞는 생성형 AI는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보는 것도 좋겠죠.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에 따라, 생성형 AI 좀 써봤을 것 같은 전문가 8인에게 각 서비스 사용 경험 및 장단점, 그리고 덧붙여 한국의 생성형 AI 기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강장묵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AI 보안 전공 교수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AI 연구센터장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김은석 AI MASTERS 운영자 △윤철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이상 가나다순)의 생성형 AI에 대한 혜안을 2편에 걸쳐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강장묵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AI 보안 전공 교수(이미지=포토디렉터 생성)
"챗GPT는 창의적, 코파일럿은 프로그래머에 최적화"
- 강장묵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AI 보안 전공 교수
 
챗GPT는 복잡한 문제 해결과 창의적인 작업 지원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보입니다. 방대한 자연어 처리 능력 덕분에 정보보호 분야의 최신 동향 분석, 논문 초안 작성, 학생들과의 연구·토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격 탐지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요약하거나, 보안 위협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때 시간을 상당히 줄여줍니다. 물론 데이터의 출처와 정확성은 검토가 필요합니다.
 
코파일럿은 프로그래머에게 최적화됐습니다. 암호화 알고리즘을 구현하거나 네트워크 보안 로그 분석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코드 자동 완성·추천으로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입니다. 하지만 코파일럿이 제안하는 코드가 보안 취약점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인간이 분석해야 합니다.
 
딥시크는 정보보호 관점에서 가장 흥미로운 AI 중 하나입니다. 데이터를 로컬 환경에서 처리하는 구조를 채택해, 민감한 정보를 외부로 보내지 않아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장점이 큽니다. 예를 들어, 의료 데이터 같은 민감 정보 처리나 OCR(광학 문자 인식) 작업이 빠릅니다. 단, 대규모 데이터 분석이나 복잡한 생성형 작업 성능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H100을 수십만대로 학습한 유료 챗GPT와 무료인 딥시크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게 말이 되나 싶습니다.
 
생성형 AI는 정보보호 및 보안 전문가에게 더 빠르고 창의적인 작업 방식을 제공하지만, 새로운 보안 과제를 던져줍니다. 특히 데이터의 보안성과 신뢰성 보장이 중요합니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AI 연구센터장(이미지=스노우 생성)
"생성형AI로 영어·독어 콘텐츠 소비 늘어"
-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AI 연구센터장
 
개인 사용 경험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유료로 사용해 본 것은 챗GPT, 클로드(Claude)고, 현재 유료로 사용하는 서비스는 챗GPT입니다. 또 다른 유료 AI 서비스로는 '오웰'을 이용합니다. 무료로는 구글 제미나이, 그록(Grok), 딥시크를 사용한 경험이 있고요. 생성 AI는 아니지만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 AI 서비스는 딥엘(DeepL)이 있습니다.
 
딥엘의 경우 매우 많이 사용합니다. 영어 뉴스레터를 하루에 평균 30개, 영문 뉴스사이트·블로그는 평균 하루에 20개 정도 챗GPT에서 검색을 주로 이용하고요,  보이스로 고양이 관련 상담을 받고요, o1은 보고서 작성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AI 서비스 이용 이후 개인적으로는 영어 및 독어로 된 콘텐츠 소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글을 쓸 때 종종 등장하는, 쉽게 설명해야 하는 개념이 있을 경우에도 AI를 이용합니다. 크게 단점을 느끼는 경우는 없습니다.
 
저는 한국형 AI라는 개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AI로 인해 언어 장벽은 무너지고 있으며, 학습 데이터에서도 한국어 데이터만의 장점에 대해 학술적으로 입증된 바 없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한국에도 열려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의 루퍼스(Rufus)처럼 쿠팡 등에 '쇼핑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식이죠. 이밖에 AI 검색 서비스, AI 여행 에이전트 등도 가능하겠고요.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이미지=포토디렉터 생성)
"내가 잘 아는 분야 검증 수단으로 써야"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AI는 법무 업무에서 자료 분석, 문서 검토, 자료 정리 등에 활용됩니다. 상대방의 서면을 정리하거나, 내가 작성한 서면의 허점과 비판점을 찾는 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종 서면을 요약하는 과정에서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AI의 정보를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으며, 최종 검토는 반드시 직접 해야 합니다.
 
저는 강의 준비에서도 AI를 활용합니다. 강의 내용 정리, PPT 작성 등에서 시간을 절약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생성된 내용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새로운 거대언어모델(LLM)이 출시되면 유료로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법무 분야에서 AI의 신뢰도를 직접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변호사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단축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기초 없이 AI에 의존하면 오류를 수정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변호사 간 실력 차이로 이어집니다.
 
결론적으로, AI는 내가 잘 아는 분야에서 검증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며, 직접 할 수 있지만 시간을 줄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야 합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이미지=미드저니 생성)
"클로드·딥시크·큐원, 한국어 성능 뛰어나"
-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주업이 AI 개발이다보니 여러 생성형 AI를 심층 테스트하고 분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료 검색이나 질의 응답을 통한 정보 탐색, 리포트 작성을 위한 자료 수집 및 정리 요약, 발표 자료 초안 작성 등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생성형 AI들은 웬만한 주니어 직원들보다 나은 수준입니다.
 
각 생성형 AI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오픈AI의 GPT-4는 자료 정리, 요약, 추론에 강점이 있습니다. 구글 제미나이는 멀티모달 성능이 좋고, 상대적으로 자료가 방대합니다. 퍼플렉시티(Perplexity)의 동명 서비스는 자료 검색이나 정보 탐색 성능이 좋은데, 특히 웹문서 재가공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질의 응답, 문장 생성력이 뛰어납니다. 한국어 표현도 풍부하죠. MS의 코파일럿은 PPT 초안 작성에 유용하고요. 메타의 라마는 오픈소스, 다국어 처리에 강점이 있습니다. 딥시크는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한국어 성능도 좋습니다. 알리바바의 큐원(Qwen)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입니다. 한국어도 성능이 좋고요.
 
이렇게 다양한 생성형 AI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한국기업을 바라볼 때 걱정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챗GPT가 등장하고 오픈소스 모델이 공개되면서 외산 생성형 AI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만 연동해서 그냥 가져다 쓰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원천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학습이나 튜닝에 대한 고민도 많이 안 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외산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게 될 것이라, 국가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은석 AI MASTERS 운영자(이미지=미드저니 생성)
"시장분석은 젠스파크, 글쓰기는 클로드, 심층분석은 챗GPT"
- 김은석 AI MASTERS 운영자
 
가상자산 업계에서 일하며 AI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저는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들을 실험하고 활용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는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미드저니(Midjourney)로 생성한 후 포토샵의 AI 기능으로 보정했으며, 크립토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페페를 모티브로 전문가적인 이미지와 웹3(Web3)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업무에서는 챗GPT, 클로드, 젠스파크(Genspark)를 주축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각각의 특성에 맞춰 사용합니다. 시장 분석과 리서치에는 출처 확인이 용이한 젠스파크를, 글쓰기에는 구조화에 강점이 있는 클로드를, 심층 분석에는 챗GPT를 주로 활용합니다. 또한 미드저니의 이미지 생성, 딥엘의 번역, 수노(Suno)와 퍼즈(Fuzz)의 음악 생성 기능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감마(Gamma)의 프레젠테이션 제작, 냅킨(Napkin) AI의 브레인스토밍, 소라(Sora)와 피카(Pika)의 영상 생성 기능과 더불어 최근에는 딥시크까지 테스트하며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한국형 AI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구글의 시장 진출 속에서도 자국 검색엔진을 지켜낸 우리나라의 독특한 데이터 생태계는 AI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의 활용도 주목할 만합니다. 플레이브와 같은 신기술을 접목한 버추얼 아이돌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이는 국가 차원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에서 계속)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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