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연 4%’ 참 어렵네
4% 특판예금 거의 전멸…초단기거나 지역조합 상품뿐
‘연 7%’ 내건 대신증권 특판RP, 실제 이자 고작 1만4800원
2024-04-04 02:00:00 2024-04-04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은행권에서 4%대 예금이 사라졌습니다. 간혹 나오는 특판 상품도 1년 미만의 단기 상품이거나 가입 금액을 크게 제한하는 등 실질 효과가 작습니다. 채권으로 눈을 돌려도 예금에 준하는 안정성을 지닌 채권물은 연 4%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정기예금 이율은 연 3%대 중반 아래에 형성돼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모두 좀처럼 물가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는데 은행권에선 고금리 예금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사라진 상황입니다. 최근 일부에서 4%대 특판상품을 판매했으나 실제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K뱅크는 최근 연 5% 이자를 지급하는 코드K정기예금 특판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기본 연 3.6% 금리에 우대금리 1.4%포인트를 얹어 최고 5.0%를 적용했지만 1년만기 예금이 아니라 6개월 만기 단기상품이었습니다. 가입한도 또한 1000만원으로 제한해 기존 고객 10만명의 가입을 받겠다고 했는데 가입자가 폭주해 이틀만에 완판됐습니다. 고금리 상품을 찾기 어려운 시기에 ‘연 5%’를 내건 덕분에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입니다.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권의 예금은 연 3%대 중반를 밑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1년 꽉 채운 4% 원하면 단위 농·수협 뒤져야 
 
현재 은행권에서는 5%는커녕 4% 예금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코드K정기예금처럼 그나마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은 6개월 미만의 단기상품이거나 지방 은행들의 이벤트성 상품입니다. 최근에 출시된 상품 중에서는 일부 지방 은행들이 해당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팀의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예금이 눈에 띄는데 이것도 최고금리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광주은행의 ‘기아타이거즈 우승기원 예금’은 기본금리 연 3.6%에 기아가 플레이오프 진출 시 0.05%포인트, 정규리그 우승 시 0.1%포인트 추가해 최고 연 3.85%를 적용합니다. 부산은행 ‘BNK 가을야구 정기예금’은 롯데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기본 연 3.2%에 0.1%포인트를 우대합니다. 우승 시 최고 연 3.8%까지 가능합니다. DGB대구은행의 ‘DGB홈런예금’은 삼성라이온즈 포스트시즌 진출 시 0.1%포인트, 정규시즌 우승 시 0.1%포인트, 한국시리즈 우승 시 0.1%포인트씩 얹어 최고 3.8%를 내걸고 있습니다. 최고금리를 받는다고 해도 4%에 미치지 않는데, 세 팀 모두 최근 성적이 우승권은 아니어서 이마저도 전부 챙기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협은행의 이벤트에 참여한다면 최고 4.5% 금리의 예금 가입은 가능합니다. 다만 숫자는 매력적인데 돈을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기본금리 연 3.5%에 수협쇼핑 수산물 구매실적에 따라,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0.5%포인트. 20만원 이상은 1%포인트를 보태 최고 연 4.5%가 되는 것입니다. 평소 수산물 소비가 많은 가계라면 시도해 볼만 하지만 우대조건의 기준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우대조건이 없는 예금상품은 수협 헤이(Hey)정기예금이 연 3.65%로 가장 높습니다. 
 
만약 우대조건 없이 4% 넘는 이자를 챙기고 싶다면 농·수협의 지역 단위조합을 찾아야 합니다. 수협 남해군수협의 Sh 얼쑤!(All秀!)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3.80%에 가입기간 12개월 이상 13개월 미만인 경우 0.6%포인트, 마케팅 활용 동의 시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4.5%가 가능합니다. 경남 남해군에 있는 수협이지만 스마트폰 앱으로 비대면 가입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제약은 없습니다.
 
지역 농협 중에는 오포농협 정기예탁금 금리가 연 4.0%인데 가입기간이 6~9개월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상품엔 1000만원 이상 가입이 가능합니다.
 
상상인 특판 산금채, 4.5%지만 너무 짧아
 
(자료=상상인증권)
예치기간이 1년 미만이어도 괜찮다면 우량 채권을 대안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채권 부도 위험이 사실상 ‘0’에 가까운 공기업 채권이라면 안심해도 괜찮습니다. 
 
현재 상상인증권이 특판행사를 진행 중인 산업금융채권 ‘21신이0300-0629-1’이 연 4.50%를 내걸고 있습니다. 단 채권의 만기가 오는 6월29일로 투자기간이 채 3개월도 안 된다는 것이 맹점입니다. 
 
단 짧은 기간이라도 예치기간 동안 받는 금리 조건치고는 좋은 편입니다. 100억원 한도 선착순으로 광고했는데 3일 정오시각 현재 44억원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 가입한도 때문이 아니라도 만기일에 다가갈수록 실익이 적어서 이왕 투자할 생각이 있다면 가입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산금채는 다른 증권사들도 장외채권으로 조금씩 취급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산금21신이0300-0827-1’를 판매 중입니다. 만기가 올해 8월27일로 상상인증권의 채권보다 두 달 더 깁니다. 다만 수익률(은행환산 세전수익률)이 연 3.808%로 조금 낮습니다. 요즘 공기업 채권으로 이 정도면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한국전력 채권도 이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안전한 채권 중엔 은행채도 포함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 중인 ‘국민은행 2019-2(이중상환)’ 채권은 6월25일 만기로 잔존기간 84일에, 2억원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 은행환산 세전수익률은 연 3.85%입니다.
 
여기까지는 부도 위험이 거의 없는 채권이고, 한 단계 눈을 낮추면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채권수익률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키움증권이 판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7-1’ 채권의 현재 매수수익률은 연 4.20%입니다. 발행금리는 연 1.893%인데 채권가격이 9920원이라서 연 4%가 넘는 수익률이 나옵니다. 채권만기는 9월3일입니다. 채권 잔량이 얼마 없어 금세 동이 날 수도 있습니다. 물량이 나왔을 때 증권사의 취급 리스트에 잠깐 오르는 장외채권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증권사 판매 상품으로 눈을 넓히면 연 7%를 내건 대신증권의 특판 RP가 단연 돋보입니다. 하지만 실익은 거의 없습니다. 연 7% 수익률을 내걸었으나 만기 31일에 불과해 산은채보다 더 짧은 기간만 투자해야 합니다. 최대 가입한도도 300만원에 불과합니다. 300만원을 31일 맡겨서 나올 예상 이자액은 1만7500원에 불과한데 여기에서 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세후 1만4800원입니다. 
 
대신증권의 특판 RP처럼 겉보기엔 대단해 보이지만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초라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세후 수익으로 환산한 뒤에 돈을 맡길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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