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상승에 코스닥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의 수익률도 비참했지만 코스닥과 비교하면 약과일 정도다. 코스닥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인 2020년 5월 수준으로 돌아간 데다 앞으로 상승 기대마저 눈 녹듯 사라졌다. 코스닥 1000포인트는 벌써 옛말이 될 만큼 지수의 파란불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큰 틀에선 금리의 안정과 개별 기업의 실적 성장을 꼽았다. 금리가 상승할수록 코스닥과 같은 성장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축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금리 상승이 억제된다 해도 개별 기업의 이익 성장을 증명하는 것도 과제라 꼽았다.
외국인 수급 부재한 코스닥…“높은 멀티플 받는 시기 지났다”
13일 코스닥이 3% 가까이 하락했다. (사진=뉴시스)
코스닥은 금리인상 속 외국인의 이탈 강도가 강해지면서 연중 최저점을 다시 쓰는 악몽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코로나 연초에 기록한 650선으로 지수가 회귀한 데다 당분간 뚜렷한 호재도 없어 약세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날 3% 가까이 급락하면서 651.59에 장을 마쳤다. 장 중에는 연저점인 650.39를 새로 썼다. 지난달 30일(661.65) 이후 약 보름도 되지 않아 저점이 깨진 것이다. 해당 지수대는 지난 2020년 5월6일 장중 저점인 647.52 이후 약 2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의 3개월 기준 수익률은 14.62% 하락, 코스피(-7.12%) 수익률을 약 8%포인트 밑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중심의 시장인 만큼 변화하는 매크로 환경(높은 금리) 등에 취약해 변동성이 크다”면서 “코스피는 최근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반면 코스닥은 외인 수급도 부정적인 만큼 코스피와의 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의 하락을 주도하는 세력도 단연 외국인이다. 연초 이후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만 4조5230억원을 순매도했다. 추가로 기관도 2조1080억원을 팔아치우면서 폭락 장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의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8년 외국인 비중은 14%를 넘어섰지만 이후 줄곧 하락하면서 현재는 8%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지수를 방어하는 수급은 개인이다. 개인은 같은 기간 8조3930억원을 사들이면서 떨어지는 주가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매달려있다.
금리인상 최약체 '코스닥', 개별 기업 선별작업이 필수
코스닥 부진의 핵심은 금리 인상이다. 특히나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은 멀티플을 높게 받기 위해선 시중의 자금이 풀려야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계 금리인상 기조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다음달 1~2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에서는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 금리를 3~3.25%까지 올렸지만 물가를 잡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은행 역시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0.50%포인트 인상, 기준금리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코스닥의 주식은 기본적으로 멀티플이 높은 주식이다 보니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면서 “멀티플을 높게 주기 어려운 상황에다 금리 변동성은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중에 자금이 많은 시기에는 미래의 이익을 선반영이 가능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디스카운트(할인)로 작용한다”면서 “이같은 국면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명의 투자전략 연구원은 “코스닥은 지수로 접근하기 보다는 개별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실적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봐야 한다"면서 "당장의 이익 가능성이 없다면 이를 만회할 만큼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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