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시대①)코스피 외인 비중 30%도 ‘아슬’…금융위기 이후 최악오나
외인 비중 30.43% 연중 최저치 수준…강달러에 겨우 마지노선 지켜
9월 FOMC서 금리인상 악재…당분간 수급 불안정 지속 전망
2022-09-20 06:00:00 2022-09-20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비중이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가 갈수록 귀해지는 ‘킹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대로 외국인이 계속해서 국내 주식을 빠져나가게 되면 외인의 코스피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인 수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30.43%(16일 종가기준)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571조4693억원이다. 외국인의 비중은 지난 1월26일 연중 최고점(34.19%, 686조5809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마지노선인 30%를 간신히 지켜내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게 된다면 조만간 30%대도 무너지게 된다. 이는 2009년 7월13일(29.92%) 이후로 처음 보는 수치다. 최악의 상황으로 외국인들의 시총 감소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당시의 역대 낮은 기록(27.68%, 2009년 4월14일) 마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외인의 시총 감소가 겉잡을 수 없는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99.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3월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의 수급은 마이너스다. 국내주식을 살수록 오히려 환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돌파를 타진하고 있다”면서 “만약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주식시장도 분명 수급 측면에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고, 실제로 외국인은 고환율 국면에서 대체로 주식을 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시간 21일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최소 75bp(1bp=0.01%포인트, 자이언트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상단은 3.25%로 높아지게 되면서 달러 초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 “연준의 긴축우려와 글로벌 수요 둔화, 중국 경기 부진 등 모두 환율 상승의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율 강세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불안정과 증시 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펀드의 입장에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통화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게 된다”면서 “이머징마켓(EM) 펀드와 같은 글로벌 펀드에서 돈을 빼게 된다면 외국인의 비중이 27%까지도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슈퍼달러가 지금보다 더 세게 오는 상황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하락 속도가 강해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2200선도 깨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외국인이 빠져나간 증시는 거래대금의 급격한 감소와 함께 개인과 기관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 거래대금은 6조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20조원의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킹달러 시대에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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