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계약(약관)대출이 은행 가계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계약 해지 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다. 해지 환급금의 70~80%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언제든지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다. 보험 가입 시 제출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고 담보가 설정돼 있기에 본인 확인 등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대출이 이뤄진다.
무엇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계대출 규제에 적용되지 않아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영향을 받지 않기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많이 찾아 '생계형 대출'로도 불린다.
특히 보험약관대출은 최근 들어 평균 금리가 점점 낮아져 은행 가계대출 금리보다 낮은 상황이다. 보험업권에 따르면 이달 현재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금리연동형 약관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각 3.5%, 4.25% 수준이다. 이에 비해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기준 시중은행 가계대출금리는 평균 6.23%로, 보험약관대출보다 2%p 높았다.
금리연동형보다 비교적 이자가 높은 금리확정형도 비슷했다. 손해보험사는 평균 5.8%로 역시 은행 대출 금리보다 낮았고, 생명보험사는 평균 6.385%로 다소 높았으나 0.1%p 차이였다.
유형별로 보면 금리연동형 약관대출 중 가중평균금리가 가장 저렴한 보험사는 하나손해보험(2.94%)이었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3.75%)이 가장 낮았다.
금리확정형 약관대출에서는 생명보험사인 KB생명(4.18%)의 금리가 제일 저렴했다. 손해보험사 중 가장 금리가 낮은 곳은 흥국화재(4.32%)였다.
보험사들이 계약대출 금리를 낮춘 반면 금리인상기 은행 대출은 이자가 올랐기 때문이다. 계약대출 금리를 인하해 온 ABL생명 관계자는 “ABL생명은 금융감독기관의 가계부채 경감 정책에 부응해 2020년부터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낮춰왔고 올해는 동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은행 대출보다 이자가 낮은 보험사 약관대출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 중 대출 이율이 은행 신용대출보다 저렴해 보험사의 계약대출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65조6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63조4213억원)에 비해 2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약관대출이 보험 해지로 이어질 수 있어 취약차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관대출 이자가 지속적으로 연체돼 환급금을 초과하게 될 경우 보험계약 해지로 이어져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단위 : %,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가중평균 기준. (출처 =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은행연합회)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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