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올해 2분기 손해보험사 민원건수가 지난 1분기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의료보험 백내장 수술 보장과 관련해 보험사가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보험금 부지급 관련 민원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손해보험사의 민원은 1만3073건으로, 전분기(1만727건)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4분기(1만744건)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보상과 관련한 민원이 크게 늘면서 전체 민원건수도 증가했다. 2분기 보상 관련 민원은 1만587건으로 1분기(7958건)에 비해 2629건이나 늘어났다. 2021년 4분기 보상 관련 민원은 7796건으로, 2021년 4분기에서 1분기 증가폭과 비교하면 올 1분기에서 2분기 보상 관련 민원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외에도 보험 유지관리 민원(1229건), 모집 관련 민원(850건), 기타(407건) 순서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보면 실손의료보험 등 장기보장성 보험에 대한 민원이 가장 많았다. 2분기 장기보장성보험의 민원은 8300건, 자동차보험 3837건, 일반보험 556건 등이었다. 장기보장성보험에 대한 민원 역시 2021년 4분기(5546건)나 올해 1분기(6138건)에 비해 지속 증가세를 보였다.
실손의료보험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보험금 부지급 논란이 일었던 것이 손해보험 민원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최근 실손보험과 관련한 문의가 많고, 그 중 백내장 관련 문의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백내장 보험금 청구 건수와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올해 3월, 4월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기간 늘어난 보험금 관련 분쟁이 2분기 민원 급증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백내장 실손 보험금 관련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 평균 백내장 실손 보험금 청구 건수는 2020년(1941건), 2021년(2497건)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2022년 1월 3071건으로 3000건대를 돌파했다. 이후 2월(3363건), 3월(4222건), 4월(3941건)에도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1월 1797건에서 2월 2140건, 3월에는 9998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4월은 3월보단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높은 3378건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기 근절 대책에 따른 민원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민원이 늘어난 데 대한 관리는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금융당국이 백내장 보험사기를 포함한 각종 보험사기를 바로잡겠다고 나서면서 심사기준이 강화되고 소비자 불편이 늘어나게 된 것으로, 보험사기 문제를 해결해야 매년 늘어나는 실손보험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민원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 단체는 여전히 보험사의 영업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사들이 신계약을 늘리기 위해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다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는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며 마치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는 모양새”라며 “백내장 수술이 대표사례”라고 말했다.
(출처 = 손해보험협회)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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