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금리인상기 폭리 취하는 생명보험사
기준금리 1년새 1.5%p 올랐지만
예정이율 0.25%p, 공시이율 0.26%p 각각 인상 그쳐
2022-07-18 06:00:00 2022-07-18 0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이 커졌지만, 보험료 인하에는 여전히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금리 시절 수익성 악화를 빌미로 보험료를 올린 것과 정반대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1년 새 1.75%p 올랐지만 삼성·한화·교보·농협·신한 등 생명보험사 상위 5개사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생명보험사의 예정이율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 폭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1.75%p 인상한 동안 상위 5개사의 예정이율은 절반도 안 되는 0.25%p 가량 상향하는 데 그쳤다. 
 
예정이율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로 보험사가 채권 투자 등으로 운용해 얻어질 것으로 보이는 예상 수익률이다. 금리가 올라 생보사의 예상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음에도 보험료를 낮추는 데는 소극적이었다는 의미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낮아진다.
 
올 들어 생보사들이 예정이율을 상향 조정했지만 기준금리 인상 전 낮췄던 수준을 복원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 예정이율에 변화가 없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인원 암보험’(2.0% → 2.25%), ‘행복종신보험’(1.75% → 2.25%) 등 일부 상품의 예정이율만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라이프생명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5월 합병 이후 예정이율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상위 5개 생보사의 공시이율도 기준금리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공시이율 인상 폭은 0.26%p 수준으로 금리 인상폭에 턱 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해 6월 평균 공시이율은 2.19%였으며, 현재는 2.46% 수준으로 1년새 0.27%p 인상했다.
 
공시이율은 높아질수록 고객이 만기에 돌려받는 환급금이 늘어난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보험사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고 환급금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공시이율도 상향하게 된다.
 
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에 소극적으로 반영하면서, 보험사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익을 늘리면서도 고객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혜택은 돌려주지 않는 과정에서 사실상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정이율의 경우 보험사들이 사업비 증가나 위험률 증가로 인한 손실을 안정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성격으로 여겨온 부분이 있어 더욱 인상에 보수적이다. 실제로 빅스텝 이후 생보사들은 예정이율 인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해 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그만큼 보험료를 인하하고 환급금을 늘려주는 등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며 “그동안 보험료가 과다하게 책정된 측면도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정 공시이율 인상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생보업계 관계자는 “적용이율을 책정하는 데는 기준금리 외에도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며 “생보사의 경우 향후 10년, 20년의 수익을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예정금리를 올리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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