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매각 놓고 고민 깊어진 카카오모빌리티…"직원 달래기가 관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에 직원 반발 커져
노조 가입인원 벌써 400명 돌파…향후 행보 주목
2022-06-21 15:57:13 2022-06-22 08:41:58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 추진을 놓고 직원들과 갈등이 커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매각에 반대하는 직원들의 노동조합 가입이 잇따르며 노사간 갈등 격화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업계에선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시장 침체 등으로 연내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는 지난 2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며 사측에 단체 교섭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1월만 해도 35명에 불과했으나, 매각 소식을 접한 이후 현재까지 가입 인원만 400명이 넘는다. 불과 2~3일 만에 전체 직원의 과반이 넘는 조합원이 가입하면서 카카오 계열사 최초의 과반노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7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사내 간담회를 열고 "회사 매각 논의가 있었지만 결정된 건 없다"며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매각된다면 반대하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매각 이유와 과정 등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 추진은 카카오모빌리티보다는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의 주력 계열사이지만, 택시호출 요금 인상, 콜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겪은 것을 비롯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사실상 카카오가 영위하는 사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는 도화선이 됐다. 상장 추진을 위해선 수익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주력 사업인 택시 사업 외 확장 과정에서 잇따라 불공정 거래 논란이 일면서 애물단지 계열사로 전락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게다가 지난해 카카오의 2대주주이자 지주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케이큐브를 두고 가족기업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이후에도 카카오페이 경영진 주식 먹튀 사건, 그룹 내 다른 자회사 쪼개기 상장까지 윤리적 경영 문제가 카카오 그룹 내 계속해서 불거진 점도 부담이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 사업의 경우 번번히 골목상권 이슈 문제와 부딪치는 만큼 그룹 전체로 봤을 땐 매각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로택시로 등록돼 있는 서울의 한 법인택시 회사 주차장에 운행 나갈 카카오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올해 중요 과제로 내건 상황인 만큼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단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은 '직원 달래기'인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도 카카오 계열사 매각보다는 "사회적 책임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에 있어 카카오모빌리티는 계륵과 같다"면서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이슈에 이어 이번엔 매각 추진으로 노조 반발이 커졌는데, 가뜩이나 카카오페이 논란으로 직원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배신' 프레임이 또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비즈니스모델로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약해진 데다 그룹 차원서 추진중인 ESG경영에도 계속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이미지 개선에 마이너스"라며 "게다가 최근 모빌리티 투자자들도 자꾸 빠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회사측이 상장(IPO)를 늦추는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 교수는 "현재로서 중요한 사안은 노조 가입자들을 어떻게 잘 달래느냐에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골목상권 논란 때와 비슷한 고초를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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