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던 노원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반면 종로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KB부동산 주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지난달 9일 보합 전환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원구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만 하더라도 서울 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임기가 종료된 지난달까지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77.89% 상승했다. 이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노원구 3.3㎡당 아파트값은 1641만원에서 3729만원으로 올랐으며 아파트값 순위도 21위에서 16위로 다섯 계단 상승했다.
문 정부 시절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이어온 반면 최근 노원구 집값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자리한 '상계주공2단지' 전용면적 58㎡(24평)는 지난달 7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4월 같은 평형대가 7억9000만원에 매매됐는데 한달 만에 2000만원 하락했다.
노원구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며 일대 아파트 매물이 급매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며 "최근 호가도 30평대가 12억원대에 나오고 있어 일대 아파트값이 조금 내려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대출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며 노원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원구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대표적 지역 중 하나"라며 "올랐던 가격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자부담이 커지며 대출이자 증가에 대한 민감도도 높아지며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역 특색이나 소득에 맞춰서 적절하게 올라갈 수 있는 시장가치가 있는데 노원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되는 과정"이라며 "최근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금리가 올라가며 노원구 대신 강남과 같은 핵심 입지에 자리한 아파트에 집중하며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원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반면 문 정부 시절 낮은 상승률을 보였던 종로구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종로구 아파트값은 6일 기준 전주 대비 0.13% 상승하며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종로구의 최근 5년 아파트값 상승률은 35.96%로 같은 기간 노원구 집값 상승률(77.89%)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교북동에 자리한 '경희궁자이 4단지' 전용면적 37㎡는 지난해 10월 9억3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올해 3월과 5월 각각 9억1000만원, 9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도심지에 대한 선호현상이 커지며 종로구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종로 인근에 일자리가 많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도심 선호 현상이 점점 강해지며 종로구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