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세부담 완화로 시장에 유입되는 매물이 증가한 반면 매수세는 회복되지 않아 매물이 쌓이는 모양새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246건이다.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10일 아파트 매물이 5만6568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달 만에 매물이 9.6% 늘어났다.
이 기간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매매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서구 아파트 매물은 같은 기간 2865건에서 3258건으로 13.7% 늘어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포구와 구로구, 노원구는 각각 12.1% 상승률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아파트 매물이 증가한 데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행된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중요한 건 심리인데 다주택자들도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에도 팔지 않겠지만, 금리가 더 올라가면 주택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 많은 매물이 유입된 반면 매수세는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4로 전주(90.2)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올해 4월 이후 최저치로 지난달 9일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거래도 많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지난 2월 814건으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이후 4월도 1746건에 그치며 거래량이 전년 동월(3655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13일 기준 6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96건으로 강남구와 영등포구, 종로구 등에서는 아직 신고된 아파트 거래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담 완화 조치로 시장에 매물은 늘어났지만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 여파로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수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금리인상 추이나 대외적인 경제 변수,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현재 가격이 적정한 매수 가격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것 같다"며 "금리가 인상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 비용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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