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와 관련해 내구재 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기 위축을 방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빠르게 위축되는 등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9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와 관련해 내구재 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기 위축을 방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주변도로. 사진/뉴시스
9일 KDI는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상품수요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고용이 급격히 위축되는 등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내구재 소비와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기 위축을 방어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관련 심리지표도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경기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나, 대외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2월 중순부터 방역조치도 완화됨에 따라 단기간 내에 경기 위축이 심화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본 것이다.
실제 승용차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에 따른 소비 부진을 일부 완화했다. 1월 소매판매액은 전월(-2.1%)보다 높은 0.0%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서비스업생산은 전월(-2.2%)과 비슷한 –2.0%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2월에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약화되고 소비심리도 개선됐는데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5.4)보다 2.0포인트 상승한 97.4를 기록하여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출과 설비투자도 대외 상품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대폭 증가했다. 1월설비투자는 전월(5.2%)보다 상승한 19.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기계류(32.9%)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36.1%→78.5%)와 일반기계류(21.9%→51.6%)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월(13.8%)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선행지표인 2월 자본재 수입액 또한 전월(50.1%)에 이어 36.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함에 따라 설비투자의 개선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빠르게 위축되는 등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인 점은 우려로 지목됐다. 서비스업생산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강화에 따라 전월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한데다 취업자 수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크게 감소하고, 계절조정 실업률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8만2000명 감소하며 전월(-62만8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고, 15세이상 계절조정 고용률 또한 0.7%포인트 하락한 58.9%를, 계절조정 실업률은 전월보다 0.9%포인트 상승한 5.4%를 기록한 것이다.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소비 및 수출 회복에 따른 경기개선 기대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우려가 혼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세계 제조업의 생산과 교역이 완만한 개선 추세를 유지했고, 주요 선진국에서 정책 관련 불확실성도 다소 낮아진 상황"이라며 "다만 코로나19의 감염 지속과 방역조치 강화로 대면서비스업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경기회복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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