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도입한 기업 3.6% 불과…92% 대기업 '쏠림'
대·중견·중소기업 1000곳 면대면 면접조사 결과
2021-01-14 12:00:00 2021-01-14 12:15:3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분야 생태계 작동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기업 중 인공지능(AI) 기술 및 솔루션을 도입한 곳은 3.6%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대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특정 기업에 한정돼 있었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3일부터 11월16일까지 종업원수 20인 이상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AI에 대한 기업체 인식 및 실태를 면대면 면접조사한 결과 기업체 중 3.6%만이 AI 기술 및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었다. 
 
AI를 도입한 곳도 대기업(91.7%)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업종별로는 서비스업(55.6%)과 제조업(36.1%)의 비중이 높았다. 도입한 곳도 AI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AI를 갖춘 기업용 소프트웨어(50.0%)를 주로 사용했다. 
 
이에 머신러닝(25.0%), 딥러닝(5.6%) 등 원천 기술은 미미한 상황이었고 사물인식 등 컴퓨터 비전(47.2%)과 같은 완성형 기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었다. 적용 분야도 IT 자동화 및 사이버 보안(44.4%)에 한정돼 있었다.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77.8%는 경영 및 성과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도입 후 기업 매출액은 평균 4.3%, 인력은 평균 6.8%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AI 기술 주도국으로 미국(70.7%)을 가장 많이 꼽았다. 5년 후에는 미국과 함께 한·중·일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주도국으로 꼽은 미국을 100점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AI 수준은 약 70점 정도로 평가했다. 
 
설문에 응답한 기업의 절반은 AI가 자사의 직무·인력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대체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AI가 직무·인력의 50% 이상을 대체하는 데에 약 2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AI 기술을 아직 도입하지 않은 기업의 대부분(89.0%)은 향후에도 AI 기술을 도입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 역시 향후 추가 도입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38.9%에 그쳤다. 
 
AI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연구개발 지원(23.3%)과 AI 인력 양성(21.6%), 데이터 개방 등 AI 인프라 구축(19.8%), 규제 개선 및 규율체계 정립(17.5%)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기업 수요에 맞는 AI 기술 및 솔루션 부족 △AI에 대한 신뢰성 부족 △전문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AI 기술 도입에 회의적이었다. 
 
서중해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정부는 점진적인 AI 기반 조성 사업을 통해 도입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까지 포괄할 수 있는 범용 AI 기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자료/한국개발연구원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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