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에 올랐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사면초가에 몰렸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교량 붕괴 사고에 이어 지난 10일 평택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전국 모든 건설현장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책임시공사로서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두 건의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공사 수주 등 영업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1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일 평택 현덕면 운정리 '힐스테이트 평택화양' 신축 공사 현장 현장감식을 진행했습니다. 이 현장감식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해당 공사현장에서 하청 토건업체 근로자 2명이 각각 6m, 3m 높이에서 추락한 사고 발생에 따른 것입니다. 이 사고로 50대 남성 A씨가 사망했고, 50대 남성 B씨는 왼쪽 발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콘크리트를 붓는데 사용하는 틀인 '갱폼' 해체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달 28일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이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교량 붕괴 사고 관련 브리핑 현장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번 공사현장 사망사고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교량 붕괴로 현장 근로자 4명 사망 등 총 10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 이후 두 번째입니다. 교량 붕괴 사고 이후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직접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어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각종 인적 지원과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는데, 그로부터 2주만에 또 다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뼈아픕니다.
두 건의 공사현장 사망사고 발생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전 현장의 안전 정밀점검을 위해 공사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0일 부로 국내 전 현장 작업중지 후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작업 중지 대상은 국내 80여개 전 현장"이라며 "작업 중지 기간은 각 현장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각 현장별로 안전대책 수립에 나설 예정이며, 안전대책 수립 완료 시 공사 재개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잇따른 사망 사고 발생 경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이 연달아 터진만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활동은 물론 현대건설과 공유하는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악화도 우려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이 판단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만약 사고원인에 대한 명확한 과실 책임이 현대엔지니어링에 있다는 결론이 난다면 향후 영업활동에도 제약을 받고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