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은행권에서 연 3%대 이자를 주는 예금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 그나마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쳐주는 적금도 3%대 중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증권사 발행어음은 아직 4%대 중반이어서 은행 적금 대신 활용할 만합니다. 이마저 언제 하락할지 알 수 없어 서둘러 가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은행권, 적금도 3%대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예금상품은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입니다. 1년 만기가 연 3.05%로 가장 높습니다. 통장이 없는 비대면 전용 상품이지만 별도의 가입 조건 없이 모두에게 적용하는 예금 중에선 가장 좋은 조건입니다. 5대 시중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1년에 2.95%로 가장 높습니다.
물론 최고금리 순으로 찾아보면 이보다 높은 금리를 내건 상품도 많지만 이 경우 신규 고객 한정, 연계 신용카드 사용, 보험 가입 등 특정 조건이 붙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평소 예금보다 금리를 높게 적용하는 적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은행권 적금은 3%대 중반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최고금리엔 두 자릿수 상품이 즐비한데 전부 군인 전용, 청년도약적금, 양육수당 수령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특정 상품들입니다.
이제 누구나 가입 가능한 일반 적금 중에선 4%대 적금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예전엔 고금리 특판상품들이 종종 등장했으나 요즘엔 특판의 내용이 달라졌습니다. 공동 가입 등에 우대금리를 주는 KB특별한 적금이 최고 연 6.0%인데 6개월 만기입니다. K뱅크가 판매 중인 적금의 경우 최고 7.20%는 눈에 꽂히는데 불과 한 달짜리 단기상품입니다. 홍보성 특판상품도 고객에게 돌아가는 실질 혜택이 더욱 줄어든 것입니다.
이런 흐름이 은행권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선 관세 정책 여파로 금리가 들썩이고 이웃나라 일본의 국채금리가 한국을 넘어서기 직전이지만 국내 전체 금융권의 수신금리는 아랑곳없이 하락 중이니까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당일에 곧바로 RP, CMA 금리를 내린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대출금리 인하는 느려도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 조정은 실시간 수준입니다.
지난 5일 한국투자증권은 토스뱅크와 연계한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했다. 금리는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판매 중인 적립식 발행어음과 같다. (사진=한국투자증권)
한투 적립식 발행어음 4.55%
이런 가운데에도 증권사의 발행어음, 그중에서도 적금을 대체할 수 있는 적립형 발행어음은 아직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 4%대 중반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많게는 은행권과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 투자은행(IB) 라이선스를 딴 대형 증권사들만 취급할 수 있는데요.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이에 해당합니다.
발행어음 종류는 CMA처럼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형, 예금처럼 일정기간 예치하는 약정형(만기형), 적금처럼 매달 저축하는 적립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 상품의 특성상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CMA, RP나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은행권의 예금과 적금에 비교되곤 합니다.
적금은 적립형 발행어음과 비교해야 하는데요. 증권사들이 판매 중인 적립형 발행어음 중 가장 높은 금리를 내건 곳은 한국투자증권입니다. 1년 만기 퍼스트발행어음 적립형이 연 4.55%로 가장 조건이 좋습니다. 이어 KB증권이 연 4.50%, NH투자증권은 연 4.35%를 적용 중입니다. 서로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은행권 적금에 비해 상당히 높은 금리입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적립형 발행어음을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1년 동안 목돈을 맡겨두는 약정형 발행어음의 경우 증권사별로 연 3.0~3.3%를 적용 중이어서 은행권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적립형 발행어음이 약정형보다 은행권 상품에 비해 더 큰 메리트를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처럼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원금을 보장받을 수는 없지만, 각 증권사의 신용으로 담보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을 떼일 확률은 매우 낮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표=뉴스토마토)
달러로 1~365일 예치시 4.1%
사실 금리만 본다면 외화로 발행하는 발행어음 금리가 더 높습니다. 달러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증권 퍼스트 외화 발행어음(USD)의 경우 1년 만기 적립형이 연 4.90%입니다. 특히 약정형의 경우 무려 연 4.80%에 달해 원화 약정형(연 3.30%)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문제는 원달러환율입니다. 1년 사이 지금보다 환율이 크게 하락할 경우 이자수익을 환차손이 훼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더 큰 손실을 낼 수도 있습니다.
단, 길게 보면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도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한다면 만기가 짧은 단기상품은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7~30일간 예치하는 퍼스트 외화 발행어음 중 7~30일간 맡겨두는 약정형(USD)이나 31~60일 약정형, 31~60일 약정형은 모두 연 4.10%를 적용 중입니다. 60~90일은 연 4.30%, 91~180일도 연 4.50%로 준수한 편입니다. 한두 달 새 원달러환율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볼 경우 원화 기반 발행어음보다 달러 발행어음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시형 발행어음(USD)도 1~365일 한국투자증권 4.1%,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연 4.0%를 적용하고 있어 하루를 맡겨도 고금리가 적용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외화 발행어음 적립형의 경우 1년 만기가 유일해 이 전략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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