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진칼, 한국타이어에 이어 미디어그룹
KMH(122450)에서도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선 사모펀드의 지분이 적지 않은 데다 개인 주주들에게도 지분 위임을 호소하고 있어 최대주주 측과의 힘겨루기 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투자자들은 이번 분쟁으로 저평가된 회사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1일 KMH는 공시를 통해 키스톤다이내믹투자목적회사가 지난 9월1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키스톤다이내믹은 이번 주총 소집의 부당함을 알리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KMH의 경영을 두고 본격적인 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분쟁은 지난 9월2일 KMH가 갑작스럽게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한 데서 출발했다. 이날의 공시는 키스톤다이내믹의 지분 공시 직전에 이뤄진 것이었다.
KMH의 2대주주였던 KB자산운용은 이달 초 20.57%의 지분을 0.34%로 줄였다고 알렸다. 공시한 날짜는 9월2일이지만 466만주를 매도하며 지분을 줄인 날짜는 8월31일이었다. 이 주식을 사들인 곳이 키스톤다이내믹이다. 6개 사모펀드로 나눠서 매수했다. 장내 매매였으나 이만한 거래가 이뤄진 데는 사전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매매가 계기가 돼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이 사임하기도 했다.
이 거래가 포착된 직후 KMH는 곧바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 앞으로 CB 발행을 결정한 것이다. 이후 170억원 규모 BW 발행으로 내용을 수정했다. 또한 4일에는 4명의 이사와 1명의 감사를 새로 선임하겠다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알렸다. 현재 3명인 이사를 정관상 허용된 8명까지 채우겠다는 의도다. 모두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결정이었다.
<사진/ KMH신라 홈페이지>
이에 키스톤다이내믹은 18일에 소송을 제기하고 21일 이 사실을 공시했다. 키스톤다이내믹은 공시에 “KMH가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이뤄냈는데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때문”이라며 “주주가치 개선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경영권 방어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키스톤다이내믹은 회사 측의 행위가 위법하다며 주주들에게 이번 주총에서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도록 의결권 대리행사를 요청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최상주 KMH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의 보유지분은 34.26%로 키스톤다이내믹(25.06%)보다 많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차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KMH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기관이나 소액주주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내건 키스톤다이내믹에 힘을 실어줄 경우 결과를 가늠할 수 없다.
KMH는 아시아경제신문과 KMH신라레저 등 다수의 골프장을 소유한 기업으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성장, 449억원의 영업이익과 151억원의 순이익(지배주주)을 올렸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주가가 8000원대 초반에서 1만5000원 선까지 급등했으나 현재 1만3350원으로 조정, 시가총액은 3000억원을 갓 넘은 상태다.
이번 대립의 결과로 주도권을 누가 쥐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KMH 주가에는 나쁠 게 없다.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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