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 유럽 최대 항만이자 물류 중심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은 스마트포트(SmartPort) 로드맵을 수립 중이다. 스마트포트는 물류, 에너지·산업, 항만인프라, 항만도시, 항만전략 등 5개 부문에 대한 함부르크 지능형 항구다. 로테르담항의 스마트화 전략은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인 IBM과 궤를 함께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화 물류 항만으로 소요 시간을 단축하는 등 항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 가까운 일본도 중장기 항만전략인 포트(Port)2030을 수립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항만 플랫폼’을 기치로 걸었다. 항만을 물리적(Physical) 항만과 사이버(Cyber) 항만으로 구분하고 사람·산업·정보·항만 공간 등을 서로 연결하는 지능형 항만을 꾀하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로 해운물류에 타격을 받고 있는 중국도 자동화 항만 시설과 지능형 항만이 결합한 스마트항만 시범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칭다오·상해·샤먼 등 지능적 항만을 주축으로 11개 항만의 스마트화 전략이 추진 중이다. 더욱이 복잡한 항만 내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안전성을 높일 자율주행 등 무인 트럭 프로젝트에도 나서고 있다.
주요 국가 항만들이 물류 중심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항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수출입 물류 스마트화’에 주력한다. 육·해상 물류의 연결점인 항만을 중심으로 IT 기반의 4차 산업혁명기술이 총 망라된 ‘물류 항만의 스마트화’ 전략이다.
지난달 24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을 방문, 항만 관계자로부터 물류 선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수출입 물류 스마트화 추진방안’에 따르면 항만 물류 스마트화는 터미널 간 환적비용이 연간 약 300억원으로 40% 감소한다.
이는 환적 효율화를 위한 순환레일을 통해 현재 3만원 수준의 환적 비용이 1만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부산신항 내의 환적물량인 10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경우 약 2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선박의 항만대기 시간도 연간 평균 1시간에서 50%로 줄어든다. 혼잡한 트럭의 화물 반출입 시간도 평균 15분 이내로 절반 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항만공사들이 추진 중인 ‘스마트 항만물류지원 센터’를 통해 물류 스타트업 300개 창업과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항만 자동화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항만 자동화·지능화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실시간 위치와 작업정보를 볼 수 있는 크레인, 야드트랙터 등 항만 내 장비의 지능화가 추진된다.
부산항에는 터미널 간 환적화물과 빈 컨테이너를 운반하기 위한 순환레일을 설치한다. 번잡했던 서류 작업은 터미널 연계 효율화 사업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시간과 비용, 혼잡도를 줄인다.
항만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선박과 트럭에 항만 이용가능시점과 하역 완료시점에 대한 예측정보도 제공한다.
항만에서 육상 물류거점까지 물류 자동화 설비를 연결하는 항만 자동 하역시스템(해수부)과 컨테이너 셔틀레일(국토부) 연계 모델도 개발한다.
자율운항선박과 수출입물류 테스트 베드 '국제 해상 디지털 클러스터'. 사진/해양수산부
해수부, 관세청, 터미널 운영사 간 데이터 기반 물류 스마트화도 추진한다. 항만 내 실시간 화물처리 상황과 검역, 통관정보 등이 함께 처리되는 식이다. 현재 국토부가 ‘육상물류데이터 플랫폼 사업(예비타당성조사 진행 중)’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해수부는 국제적인 첨단 물류 인프라의 시범장을 위해 자율주행 트럭의 항만허용과 수출입 자율주행차량의 선박 자동하역도 추진한다.
박준영 해수부 기조실장은 “높은 무역 의존도에도 물류 주체와 설비 간 연계작업의 비효율, 물류 데이터 수집·분석에 기반한 물류 효율화 체계 미흡 등 수출입 물류 경쟁력은 뒤쳐져 있다”며 “현재 25위 수준인 수출입 물류 경쟁력을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내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수출입 물류 스마트화 추진방안은 세계적인 통상국가인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은 수출입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수출입 물류 경쟁력과 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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