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어닝쇼크'에도 올해 배터리 투자는 지속(종합)
전지 부문에 3조원 투자…올해 매출 목표 15조원
2020-02-03 11:29:09 2020-02-04 07:10:5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LG화학이 지난해 우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영업이익에 직격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지 부문 투자는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조8000억원을 투자했던 것에 이어 올해에는 3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전년보다 60.1% 급감한 영업이익 8956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6% 증가한 28조6250억원을 냈지만 당기순이익은 75.2% 급감한 3761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는 더 우울하다. 매출액은 7조46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75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순손실도 568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실적 감소는 예상했지만 1700억원대 영업이익은 낼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이날 낸 실적 설명 자료를 통해 ESS로 인한 손실을 제외하면 4분기 27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LG화학이 주력하고 있는 전지 부문의 경우, 매출액은 28% 성장한 8조3503억원을 기록했지만 ESS 충당금 때문에 영업손실은 4543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LG화학은 올해 전지 부문의 매출을 15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전지 부문에서도 전기차 배터리에 더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LG화학 관계자는 "15조원 가운데 10조원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올 것"이라며 "생산 설비 증대로 1분기는 수익을 내기 어렵겠지만 안정화하면 연간 기준 한 자릿수 중반의 수익성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도 지속한다. 올해 말까지 100GWh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보하고 내년에 20GWh를 추가로 증설할 계획이다. 올해 총 투자 규모는 3조원이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배터리 사업 분사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관계자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나, 계획이 구체화되면 공시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8.5% 감소한 15조54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0.2% 감소한 1조4178억원이다.
 
LG화학 본사가 있는 여의도 소재 LG 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앞으로 중국 공장 가동률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물류에 차질이 생기면서 원료 수급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수익성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차동석 LG화학 부사장은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와 시황 악화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전지 사업은 매출 증대와 생산성 개선 활동을 통해 손익분기점에 준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면서도 "국내에서 연이어 발생한 화재에 대한 신뢰 회복과 대기업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고강도 화재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3.4% 증가한 35조3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시설 투자도 전년보다 13% 늘어난 6조원을 투입한다. 다만 수요 회복이 어려운 LCD 유리기판 사업은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