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롯데가 방어, 신세계가 공격…라이벌 경쟁 2라운드
인천터미널점 운영권 바뀐 뒤 입찰 경쟁…롯데는 '경험', 신세계는 '시너지'
2019-04-28 06:00:00 2019-04-28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인천터미널 백화점을 놓고 대립했던 롯데와 신세계가 영등포역 민자역사 사업권을 두고 다시 한 번 맞붙는다. 이르면 다음 주에 민자역사 사업자 모집 공고가 시작된다. 업계에선 두 민자역사에서 연간 약 6500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이 나오는데다, 최대 20년 동안 임대 기간이 늘어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한다.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전경. 사진/뉴시스
 
28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에 서울역 및 영등포역 민자역사 운영에 대한 사업자 모집 공고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다음주 정도에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역은 1500억원, 영등포 민자역사는 약 5000억원의 매출이 창출되는 우량 점포다. 마트와 백화점 등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신규 점포를 출점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사업권을 얻기 위한 롯데와 신세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과거 신세계가 운영했던 인천터미널 백화점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으로 바뀐 이슈 이후 다시 맞붙게 된 상황이라 경쟁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앞서 신세계는 인천시와 백화점 부지 임대 계약을 맺고 인천터미널 백화점을 운영했지만, 인천시가 2012년에 롯데백화점에 관련 부지를 매각하면서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 소송으로 번졌다. 신세계는 임대료를 내는 임대인이 인천시에서 롯데로 바뀐 것에 대해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다. 소송은 신세계의 패소로 끝났고, 지난해까지 신세계는 임차기간 동안 매년 120억원의 임대료를 롯데에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롯데가 약 9000억원의 목표 매출을 내걸고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오픈해서 운영 중이다.
 
이 같이 롯데와 신세계가 자존심을 건 갈등은 민자역사 입찰로 옮겨 붙을 전망이다. 이번엔 롯데가 방패이고 신세계가 창 역할이다. 우선 롯데는 서울역과 영등포역의 민자역사를 롯데가 운영해왔던 만큼 기존 점포를 수성하는 위치다. 30여년간 해당 점포에서 사업을 유지해왔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어필을 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엠디(MD) 구성력과 구매력 등의 강점을 내세워 사업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세계는 입찰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사업성을 따져 입찰 참여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세계가 입찰에 참여하면 인근에 있는 신세계 영등포점·타임스퀘어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으로 사업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인근 2개의 백화점이 위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타깃층의 매장과 브랜드를 구성해 차별화된 광역 상권을 만들 수 있다.
 
일각에선 애경의 영등포역 민자역사 사업 참여가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애경은 오는 8월 AK플라자 구로본점을 폐점함에 따라 서울 서남권 판매 통로의 공백이 생긴다. 애경은 최근 지역상권분석형 쇼핑몰인 'AK&'을 잇달아 출점하고 있다. 임대기간이 20년으로 늘어날 경우 장기간 사업성이 보장되는 만큼, 영등포역 민자역사를 활용해 상권특화형 복합쇼핑몰을 개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민자역사 입찰 심사는 '입찰참가 자격 사전심사'에서 참가자를 선별한 뒤 입찰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을 써 낸 입찰자가 최종 입찰자로 결정된다. 사전평가에서는 수행경험, 경영상태 등의 '정량평가'를 비롯해 중소기업 점포 비중, 주변 환경 개선 등의 공공성 등의 '정성평가'를 종합해 입찰 참가자를 선정한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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