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초동 해결사' 이광범, SPC 허영인 변호 맡았다
허영인, 정권교체 뒤 ‘친여’ 이광범 LKB 선임
LKB, 이재명정부 출범 후 가장 주목받는 로펌
김앤장 변호사 10명에 LKB까지 초호화 변호인단
2025-07-04 16:49:31 2025-07-04 17:14:16
[뉴스토마토 강석영·유근윤 기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이광범 변호사 등 법무법인 LKB파트너스 변호사들을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했습니다. '노조파괴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는 허 회장은 이미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10명으로 변호인단으로 꾸린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이 변호사 등 LKB 변호사들을 또 선임한 건 정권교체 이후 여권과 가까운 이 변호사 등을 통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가 있는 걸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LKB는 문재인정부 주요 인사들의 소송을 맡았고, 경기도지사 시절 이 대통령까지 변호한 이력이 있습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서초동 해결사'로까지 불립니다.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내부를 걷고 있는 이광범 변호사(왼쪽)와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독자 제공)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강완수) 심리로 열린 허 회장 등 SPC·피비파트너즈 전현직 임직원 19명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위반 혐의 공판엔 이광범 LKB 대표변호사가 허 회장 측 변호인 자격으로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자사 직원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 허 회장의 재판은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는데, 줄곧 김앤장 변호사들이 허 회장 변호인 자격으로 왔습니다. 
 
이광범 변호사 198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됐습니다. 이 변호사는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성향 판사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박시환 전 대법관 등과 함께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이기도 합니다. 참여정부 때는 이용훈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인사실장 등 법원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이후 2011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LKB를 만들었습니다. 이 변호사는 2012년엔 민주통합당 추천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사건 특별검사'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이 변호사의 이력과 경력 덕분인지 LKB는 이후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인사들의 변호를 맡으며 이름을 날렸습니다. LKB가 변호인을 맡은 주요 인사로는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경수 전 의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배우자 정경심씨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문재인정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만들 때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LKB 소속이었던 이용구 변호사는 문재인정부 당시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법무부 법무실장과 차관을 역임했습니다. 
 
LKB는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가장 주목받는 로펌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윤석열씨 탄핵심판 사건 당시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공동단장 중 한 명이 바로 이 변호사인 겁니다. 특히 LKB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담당, 대법원에서 무죄취지 파기환송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SPC그룹 사옥. (사진=SPC)
 
이런 맥락에서 법조계는 허 회장이 LKB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배경에 주목합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허 회장에게 불리한 증언까지 나온 노조파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겁니다. 실제로 허 회장이 법원에 이 변호사 등 LKB 소속 변호사 4명을 변호인으로 추가 선임한다는 '변호인선임계'를 제출한 날짜는 지난 6월25일입니다. 정권교체로 이재명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이 변호사와 LKB를 선임한 겁니다. 
 
이미 허 회장은 지난해 이전 재판이 시작될 때부터 김앤장 변호사들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상태였습니다. 허 회장을 변호하는 김앤장 측 변호사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하상혁 전 서울고법 판사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LKB 4명까지 추가돼 허 회장의 변호인만 무려 14명에 달합니다. 그야말로 초호화 변호인단입니다. 
 
이에 대해 권영국 변호사는 "정권교체 뒤 허 회장 측이 빠르게 움직였다. 새 정부와 가까운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재판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변호사가 노동법 전문가이고, 고위 판사 출신인 점도 (선임에) 고려됐을 것이다. 허 회장은 경영을 제대로 할 생각은 안 하고 법적 책임만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SPC그룹에 LKB를 추가 선임한 이유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SPC 측은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LKB 측에 허 회장 사건을 수임한 배경에 관해 묻자 LKB 관계자는 "뭐라고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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