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시행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서울 집값 상승 폭이 둔화했습니다. 특히 강남권과 마용성(마포구·용산구·성동구) 지역의 상승폭 축소로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5주차(6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 상승해 전주(0.43%)보다 상승폭이 둔화됐습니다.
강남구는 전주 0.84%에서 0.73%로, 서초구는 0.77%에서 0.65%로, 송파구는 0.88%에서 0.75%로 각각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성동구는 상승폭이 직전주 0.99%에서 0.89%로 둔화됐고, 마포구 0.98%에서 0.85%, 용산구는 0.74%에서 0.58%로 줄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및 주요단지 등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선호 지역 내 매수 문의가 감소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매수 심리도 두 달여 만에 수그러들었는데요.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8.8로, 전주보다 2.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동남권 지역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째주(5월 5일) 100.8을 기록한 이후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며 지난달 넷째주(6월 23일)엔 111.2까지 치솟았었죠.
서울 전체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상승세도 10주 만에 꺾여 지난달 다섯째주 서울의 매매수급지수는 103.7로 전주보다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어든 것은 4월 셋째주(98.4) 이후 처음입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나타내는 점수화한 것입니다. 기준선 100보다 크면 시장에 집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매도하려는 수요보다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통계에서도 지난달 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시장 동향에서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76.4로 전주(99.3)보다 22.9포인트 내렸습니다. 권역별로는 강북 14개구 69.7, 강남 11개구 82.3으로 각각 전주 대비 18.9포인트, 26.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6개월 이내 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를 적용해 전면 금지하고, 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시행되면서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졌습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이 전일 기자회견에서 "6.27대책에서 대출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언급해 정부가 내놓을 추가 대책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다음 카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 지역 확대를 꼽고 있는데요. 실제로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 재지정을 검토 중입니다. 이와 함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강화, 다주택자 중과세율 재도입,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 등 후속 정책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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