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건설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따른 건설투자 침체, 정부의 SOC세출예산 감소세 등 건설투자가 약화될 경우 건설투자 의존형 경제 구조인 한국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경제성장률은 2.8%였지만 건설투자 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6.6%와 10.7%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는 각각 1.0%포인트, 1.6%포인트였다.
우리나라의 건설투자 성장기여도는 같은 소득 구간의 OECD평균과 비교할 때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작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서 건설투자 기여도가 1.6%포인트로 급등했는데 OECD 회원국이 우리나라와 같은 소득구간에 있을때 평균은 0.1%포인트였다. 무려 16배에 달하는 건설투자 주도성장이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건설투자 의존형 경제구조가 향후 건설투자 둔화 가능성에 따라 성장을 갉아먹고, 고용자수 감소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기에 소비와 순수출 등 타 부문의 성장세까지 지연되면 한국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건설투자 침체 조짐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KDI는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건설수주,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등 건설투자 관련 선행지표들이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작년 하반기 이후의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건설투자의 양호한 흐름이 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6.19에 8.2까지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한 정부의 잇따른 대책도 수요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건설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의 경우 재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민간·주택부분이 큰 호황을 누렸던 만큼 건설업계가 급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SOC예산도 작년이후 감소세에 있어 재정지출로 인한 건설투자 확대도 어렵다. SOC예산은 2015년 24조8000억원에서 2016년 23조7000억원, 2017년 22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건설투자 의존형 경제구조의 문제점이 큰 만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건설투자 급락이 발생하면 성장률과 고용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건설투자가 국내경제 버팀목 역할을 할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석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투자는 다른 GDP항목에 비해 경기 변동성이 큰 편이고, 건설투자 기여도가 지속 가능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소비 등 보다 안정적인 항목이 주도할 수 있는 성장 경로를 마련하고, 건설경기가 연착륙할 수 있는 정책 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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