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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적층세라믹 기판 제조기업
알엔투테크놀로지(148250)의 최대주주 변경 시기가 한달 뒤로 미뤄졌다. 대주주 변경과 함께 블록체인 신사업 청사진을 그렸던 뉴진1호조합과 현 경영진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게다가 유증 가액에 비해 주가가 30% 넘게 빠진 상황이라 실제 납입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회사 측은 기존 보유한 자산을 현금화해 반도체 생산·판매 기업 아이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주력 사업인 세라믹 소재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사진=알엔투테크놀로지)
뉴진1호조합, 새해 1월로 유증 납입 시기 미뤄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일 뉴진1호조합은 총 110억원 규모의 알엔투테크놀로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을 이달 17일에서 새해 1월28일로 연기했다. 뉴진1호조합은 지난달 10일 이행보증금 11억원을 알엔투테크놀로지 측에 지급했으나 상호 협의 하에 반환받았다. 뉴진1호조합은 새해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 경우 티에스1호조합을 제치고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 납입이 연기되면서 뉴진1호조합과 알엔투테크놀로지의 현 경영진인 티에스1호조합이 구상했었던 블록체인 사업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2002년 설립된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본래 원천소재 기술 기반 세라믹 부품 제조업을 주로 영위해왔다. 지난 8월 회사는 사명을 '알엔티엑스'로 변경 예고하고, ▲블록체인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소프트웨어 판매·판매대행 및 중개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종 납입 여부도 불투명하다. 뉴진1호조합이 주당 6120원에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한 상황에서 17일 기준 알엔투테크놀로지 종가는 4100원으로 유상증자 가액 대비 33% 낮아진 상황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뉴진1호조합 측이 이행보증금도 돌려받은 터라 유증 대금을 납입할지는 미지수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뉴진1호조합이 자사에 납입했었던 이행보증금 10억원은 상호 협의 하에 돌려주기로 했다"라며 "조합 측에서 이 10억원을 토대로 자금을 불린 다음 새해 1월에 납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주주 변경 이슈 속 내실다지기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유상증자와 별개로 주력 사업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 15일 반도체칩 개발 기업
아이윈플러스(123010) 지분 10.21%를 아이윈플러스 모회사
아이윈(090150)으로부터 60억원 규모로 인수키로 결정했다. 지분 인수 후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아이윈플러스 최대주주에 등극한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당일 아이윈 측에 계약금 12억원을 지급했고, 새해 1월9일 잔금 48억원을 치를 예정이다.
회사가 밝힌 아이윈플러스 인수 목적은 세라믹 소재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이다. 9월 말 기준 알엔투테크놀로지의 현금성자산은 20억원이다. 같은 시점 매출채권·기타유동채권은 37억원이고, 기타금융자산은 115억원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보유 자산을 최대한 현금화해서 아이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회사가 영위 중인 세라믹 소재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아이엘플러스를 인수한 것"이라며 "인수대금은 회사의 보유 자산을 최대한 현금화해서 납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지난 3월 최대주주가 이OO외 5인에서 티에스1호조합으로 변경된 바 있다. 티에스1호조합은 당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지분율 18.7%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뉴진1호조합이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에 등극할 경우 10개월 만에 회사의 대주주가 재차 변경되는 셈이다. 상장사의 잦은 대주주 변경은 투자 업계에서 회사 지배구조가 공고하지 않다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이 본업과 큰 접점없는 신사업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주가 상승을 노리는 행위는 회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특히 최근 유행하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투자하는 데 있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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