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최근 2~3년 동안 한꺼번에 쏟아진 대규모 물량 때문에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치솟는 전셋값에 기준금리가 크게 낮아져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이 이어지면서 수도권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집값이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탈 것이라는 분석과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혼재해 있어 주택 구입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 우려로 주택구입을 망설이는 수요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공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량 앞에 장사없다'고 넘치는 공급에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가격은 자연스레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나타나는 역전세난 역시 공급물량 증가와 무관치 않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76만5000가구로, 직전해까지 연평균 실적인 47만3000여가구를 크게 웃돌았다. 2014년 역시 51만5000가구가 공급됐다. 특히 올해는 5월말 기준 인허가 물량은 무려 27만5000가구로, 역대 최대 물량이 공급된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7000가구를 크게 웃돌 정도로 주택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급증한 공급으로 당장 올해부터 입주물량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지난 2012년 17만7000가구 수준이던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4년 26만2000가구, 지난해에는 26만6000가구로 크게 늘었다. 올해 역시 27만5000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0만가구 가까이 많은 26만2000가구, 2018년에는 26만9000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과잉 우려와 저금리 기조 지속 등 주택시장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하면서 주택구입 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주택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수요자 중심의 내집마련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재의 주택가격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기존 아파트 거래는 과잉공급 우려 속에서도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4400건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1만1900건)보다 20%나 늘었다. 지난 2006년 이후 7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지속되는 전셋값 고공행진 역시 주택 가격 하락을 저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2009년 3월 이후 무려 89개월 연속 쉼 없는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주택구입 목적에 따라 주택구입 시기를 달리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N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가격이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어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투자목적의 경우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라면 저금리를 활용한 내집마련을 통해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택가격의 지역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주택구입 희망 지역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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