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전성기 되찾기)①웰빙 트렌드에 고공행진..화려했던 시절
의학 연구·한류 열풍 힘입어 막걸리 시장 급성장
2014-10-28 15:20:38 2014-10-28 15:20:3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항암, 항노화 등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면서 우수성을 입증받은 데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급증했던 막걸리 시장. 유례없는 활황에 기존 중소업체는 물론 대기업까지 연이어 가세하면서 지난 2011년 시장은 정점에 달했다. 이때 막걸리 시장은 상생 차원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소맥'의 유행이 주류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하면서 막걸리의 인기는 금방 시들어해고, 시장 변화에 뒤처지면서 내리막을 걷게 된다. 급기야 중소업계에서는 대기업의 투자로 시장이 다시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철회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이에 반해 대기업은 이미 막걸리에 손을 뗀 상황. 막걸리 시장이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업계의 어제와 오늘, 고민과 해결 방안을 알아본다. [편집자]
 
유산균, 비타민B, 식이섬유 등이 함유됐고, 피부 미백,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지난 2009년부터 막걸리가 새삼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주, 맥주, 위스키, 와인 등에 맞서 우리의 전통을 지켜온 막걸리가 각종 의학 연구를 통해 웰빙 품목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드라마를 앞세운 한류 열풍이 더해지면서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수출되는 막걸리의 규모도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 조사 기준 2010년 수출액은 1910만달러. 하지만 이듬해 수출액은 5274만달러로 무려 176%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소위 '막걸리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막걸리 열풍 속 국내 제조업체 '승승장구'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탁주는 주력 제품인 '장수막걸리'를 바탕으로 2009년 1135억원, 2010년 1200억원, 2011년 1500억원의 매출을 거둬드렸다.
 
이어 서울탁주는 2010년 5월 자회사로 서울장수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충북 진천군에 전국 유통과 수출을 위한 하루 막걸리 10만ℓ 생산 규모의 공장을 건립했다.
 
국순당(043650)은 2009년 548억원에서 2010년 1037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고, 2011년에는 1242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국순당은 그동안 '백세주'에 주력했던 것에서 막걸리의 매출 비중이 높아졌고, 생막걸리, 캔막걸리, 미몽, 고시레 막걸리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했다.
 
우리술은 일본, 중국, 미국 등 14개국에 쌀막걸리와 동동주, 더덕막걸리 등을 수출했고, 2010년 수출액이 전년의 두 배가 넘는 12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해 우리술은 일본 4대 백화점과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유통 계약을 맺었고, 현지 최대의 드럭스토어인 마쓰모토 기요시에도 막걸리를 입점시켰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이들 업체는 국내 시장에 막걸리를 포함한 전통주를 전문으로 하는 주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순당은 2011년 전통주 프랜차이즈 '우리술상'을 론칭했고, 배상면주가는 2012년부터 직영 전통주점 '느린마을양조장&펍'을 선보였다.
 
◇(사진=뉴스토마토DB)
 
◇대기업, 잇따라 막걸리 시장 진출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대형 주류업체뿐만 아니라 식품업체까지도 경쟁에 발을 들였다.
 
롯데주류는 2010년 서울탁주와 막걸리 일본 수출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장수는 그해 충북 진천군에 설립한 공장에서 일본 수출용 막걸리를 생산했고, 롯데주류는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수도권 지역을 비롯한 지역에 유통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진로재팬이 개발한 '진로 막걸리'를 2010년 3월 일본 전역에 출시했다.
 
출시 첫해 연간 목표량이었던 10만상자를 두 달 만에 달성한 것에 이어 그해 70만상자를 판매했고, 이듬해에는 연간 목표량 120만상자를 넘어선 140만상자를 판매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그해 8월부터 충북 제천시, 전북 전주시, 경남 창녕군 등 지역 막걸리를 전국으로 냉장 유통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에는 일본 삿포로 맥주와 함께 현지에서 캔 막걸리 제품인 'CJ 비비고 오이시이 막걸리'를 출시했다.
 
오리온(001800)은 지난 2010년 계열사인 영화 배급업체 미디어플렉스를 통해 '참살이탁주'를 50억원에 인수하면서 막걸리 시장에 진입했다.
 
이처럼 막걸리의 인기에 대기업도 시장에 가세하면서 시장의 질적 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시 업계는 "막걸리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으로, 업체별로 특색 있는 제조법과 맛으로 경쟁해야 시장이 발전한다"며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이 영세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업계의 우려에도 '소맥(소주+맥주)', '저도주' 등 주류 시장의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변했고, 이는 곧 막걸리의 위기로 다가왔다. <계속>
 
◇'CJ 비비고 오이시이 막걸리' 이미지. (사진제공=CJ제일제당)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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