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귀국..대수술 임박?
2012-11-03 10:58:10 2012-11-03 11:10:29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3일 귀국한다. 지난달 3일 해외 출장길에 오른 지 꼭 한 달 만이다. 이 회장의 귀국과 맞물려 삼성의 과제도 하나둘 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먼저 각 사별로 마련된 내년도 경영계획안의 최종점검에 돌입한다.
 
삼성은 내년 반도체 등에 있어 투자 규모를 줄이는 등 보수적 경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데다 최근 환율 급락 등 경영여건을 압박하는 대외적 요인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삼성전자, 그중에서도 무선사업부(IM)에 편중된 사업의 균형점을 회복하는데도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의 역량에 기인한 바가 크다.
 
더욱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여타 계열사 또한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켜 나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칫 스마트폰이 무너지면 그룹 전체가 연쇄적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만 하는 숙제가 놓인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1일 삼성전자 창립 43주년 기념식에서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고 미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한순간에 몰락할 것”이라며 위기의식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분기 영업이익 8조원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젖혔지만, 내부적으로 경영진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한층 심화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동시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여타 계열사가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과 함께 시장 지배력을 견고히 하지 못한 데 따른 질책도 이어질 수 있다. 이 회장은 그간 금융 등 비제조 계열사도 전자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수차례 주문을 반복하다시피 한 바 있다.
 
삼성생명이 최근 10년 만에 대대적 경영진단에 돌입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감사가 전격 시행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대대적 조직개편이 수반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특히 위기경영을 강조하는 이 회장의 독특한 스타일을 감안할 때, 느슨해진 조직을 다잡고 전열을 새로이 정비할 적기에 달했다는 게 내부 목소리다.
 
연말 정기인사 또한 이 회장의 귀국과 맞물려 한층 속도를 빨리 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장남 이재용 사장의 부회장 승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공석으로 있는 삼성전자 DMC(세트) 부문장의 선임 여부도 눈여겨봐야 할 대상이다.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과 신종균 무선사업부(IM) 사장이 DMC 수장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이외에도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압박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대응 방안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여야가 앞 다퉈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재벌개혁에 초점을 맞추면서 삼성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는 게 안팎의 시선이다. 이중에서도 금산분리 강화의 경우 유력 대선주자 3인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체 TF를 꾸려 시나리오 검토 착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이 회장의 귀국과 맞물려 진행될 삼성의 향후 움직임에 재계는 물론 정치권 등 각 계가 긴장하며 시선을 고정시켜 나가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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